"우리 칩 살래?" 화웨이가 5G폰 없는 애플에 건넨 말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4.15 11:43

'퀄컴과 분쟁; 애플, 5G 모뎀 칩 확보 못 해
3대 스마트폰 회사 중 애플만 5G 폰 없어
런정페이 "애플 등 경쟁사에 5G칩 팔 용의"
애플 연내 5G폰 출시 위해 관심 보일 수도

미국 경제방송 CNBC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CNBC 방송화면 갈무리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5세대(5G) 기기를 선보이지 못한 애플이 중국 화웨이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전했다. 화웨이가 그동안 자사 모바일 기기에만 사용해온 5G 반도체를 애플을 포함한 경쟁사에 판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미 경제방송 CNBC가 15일(현지시간) 방송을 앞두고 일부 공개한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개발한 5G 칩을 애플 등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애플에 열려 있다"고 했다. 애플이 원하다면 5G 칩을 팔 수도 있다는 뜻이다.

5G는 4G보다 이론적으로 100배 이상의 속도를 자랑하는 차세대 통신망으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모뎀 칩이 필요하다. 화웨이는 이미 5G 통신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80'과 모뎀 칩 '발롱5000' 개발을 끝냈으며, 이를 사용한 폴더블폰 '메이트X'도 곧 출시한다.

화웨이의 5G 모뎀 칩 판매는 5G 모뎀 칩 확보에 비상이 걸린 애플로서는 혹할 수 있는 제안이다. 애플은 그동안 세계 모바일 반도체 1위 퀄컴으로부터 주로 모뎀 칩을 공급받았으나, 수조 원대의 특허분쟁을 겪으면서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이후 인텔로부터 모뎀 칩을 구매했지만, 인텔의 5G 모뎀 칩 개발이 늦어지면서 연쇄적으로 5G 아이폰 출시도 뒤로 밀렸다.

CNBC는 "애플은 이미 자체 AP를 보유하고 있어 화웨이의 기린980은 원하지 않겠지만 5G 모뎀 칩에는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화웨이 이외에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 미디어텍 등도 5G 모뎀 칩을 생산하지만, 각각 물량 부족과 성능 미달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올해 안에 5G 아이폰을 출시하려면 화웨이 제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이 실제로 화웨이 반도체를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자국은 물론 동맹국에도 관련 장비를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 이동통신사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도 사실상 금지됐다.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인 화웨이에 유리한 제안을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진출한 화웨이는 불과 10년도 안 된 짧은 시간에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출하량이 5400만대를 넘어서 애플을 제치기까지 했다.

CNBC는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한 화웨이가 최근 하이엔드(고품질)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등과 경쟁하기 시작했다"면서 "화웨이가 이런 노력의 하나로 자사 제품에만 탑재하던 5G 칩을 다른 회사에 팔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은 중요한 변화이지만, 화웨이는 애플의 경쟁자로 여겨진다"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5. 5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