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통신장비·반도체 이어 LED 겨냥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4.14 17:27

美 상무부, 수출 제한 대상에 中 기업·대학 37곳 추가…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1위 AMAT, 中과 거래 중단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위치한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의 연구개발센터. /사진=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웹사이트


세계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가 중국 기업 및 대학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기업과 기관을 추가한 영향이다. 통신장비와 반도체 등 중국 첨단 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AMAT와 거래가 끊긴 중국 기업과 기관은 최소 3개로 중국 푸젠성 샤먼시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최대 LED 조명칩 생산기업 산안광뎬(三安光電)과 산시성 시안시의 시안교통대 등이 포함된다. AMAT는 이미 내부적으로 이들 기업에 장비 납품은 물론 수리 등의 모든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안광뎬은 2000년 설립된 기업으로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급속도로 덩치를 불린 기업이다. 2008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LED 이외에 태양광전지, 마이크로파 집적회로, 무선중계기에 쓰이는 RF필터 등도 생산하는 종합 전자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안교통대는 집적회로 등 첨단 기술 연구에 강점을 가진 대학으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시안에 설립한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시안교통대와 협력해왔다.

AMAT가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한 것은 미국 정부가 이들 기관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수출관리규정(EAR)을 준수하지 않는 기관 목록에 50개 기관을 추가했으며 이 가운데 37곳이 중국 기업이나 대학이었다. EAR은 미국의 국가 안보나 대외 정책에 위협이 되는 외국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기업이 EAR 규제 목록에 오른 외국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일일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해 사실상 수출금지로 여겨진다.


AMAT는 반도체는 물론 평판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AMAT 장비 없이는 고품질의 제품 생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업계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AMAT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는 중국 기업에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이란, 북한 등과 거래한 혐의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 중싱퉁쉰(中興通訊·ZTE)은 폐업 위기에 몰렸으며,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시장에서 배척을 당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福建晉華)도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을 중단시키면서 생산설비 도입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푸젠진화가 D램 생산 계획을 포기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에도 제동이 걸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MAT 이외 다른 기업도 중국 기업과 거래를 축소하거나 줄일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의 산업 고도화 정책 추진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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