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국적도 다양…국내 증시 문 두드리는 해외기업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9.03.26 15:26

한국거래소 "해외기업 심사엔 투자자 보호 비중 높일 것"


미국·중국·일본 등 다국적 외국 기업들이 나스닥에 비해 상장이 용이하고 자국 시장 대비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증시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코스닥이 이들을 정상적으로 유입시켜 글로벌 거래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벨리노랩, 마크로젠 미국법인, 네오이뮨텍 등 미국 바이오업종 기업 다수가 국내 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던 일본 게임기업 SNK, 면세점 운영기업 에이산그룹 등도 연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상장을 준비하는 해외 바이오업체의 경우 대부분이 한상기업이다. 네오이뮨텍은 미국 메릴랜드 소재 신약개발기업으로 양세환 전 제넥신 연구소장이 지난 2014년 미국서 설립했다. 마크로젠 미국 법인은 미국 유전체 분석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업체로 마크로젠이 미국 법인의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다.

아벨리노랩은 지난 2008년 한국에서 설립됐으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진단하는 검사기기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윙입푸드 한 곳에 그쳤던 중국기업 상장도 지난달 사전협의를 마치고 심사 중인 보난자제약을 시작으로 환경설비 제조업체 TBI, 의료용품 제조업체 캉푸 등 몇 곳이 더 증시 문을 두드릴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주관을 맡은 TBI와 DB금융투자에서 주관을 맡은 캉푸는 상반기 예심 청구를 목표로 현재 한국거래소와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해외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을 꾸준히 타진하는 이유는 국내 증시의 바이오·IT업종 밸류에이션이 타 시장 대비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이오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50~60배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PER도 26일 종가 기준 56배에 달한다.

'혁신금융'을 기치로 내세운 정부의 정책 방향도 해외기업 상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및 관계 부처는 이달 20일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통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미국 나스닥 수준으로 낮춰 3년간 바이오·4차산업 분야 80개 기업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부터 기존 국내 기업에만 허용했던 적자 기업에 대한 상장 요건(테슬라 요건)을 해외 바이오 기업으로 확대했다. 실제 네오이뮨텍 등 일부 해외 적자 바이오 기업은 테슬라 요건을 활용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IB업계에선 이 같은 '문턱' 낮추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기업들이 나스닥 대신 상장이 용이한 국내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B간 주관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년간 증권사에서 기피하던 발행사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나스닥 대신 코스닥을 택한 이유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4차산업 업종에 대한 상장 문호 확대는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차원"이라며 "해외기업 상장 심사 시에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 비중을 좀 더 두고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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