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벤처 코스닥 상장 문 두드린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9.03.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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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美 바이오기업 상장 유치 공들여…아시아 바이오상장 주도

美 바이오벤처 코스닥 상장 문 두드린다


한국거래소가 미국 바이오기업의 코스닥 상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상(韓商) 뿐 아니라 순수 미국 바이오벤처도 국내 상장을 타진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여개의 미국 바이오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을 타진하고 있다. 당장 구체적으로 상장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 바이오기업은 한국 기업의 자회사이거나 한국인이 주요 주주인 이른바 한상기업이다.



아벨리노랩은 이익 미실현 요건을 통한 상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테슬라' 요건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벨리노랩은 안질환 유전자 진단업체다. 이 회사는 2008년 한국에서 설립된 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본사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옮겼다.

한국인이 만든 미국 기업이 상장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아벨리노랩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를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으로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암제 신약개발기업 네오이뮨텍도 테슬라 상장을 통해 국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메릴랜드 소재 신약개발기업으로 양세환 전 제넥신 연구소장이 2014년 미국에서 설립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제넥신의 관계사이기도 하다. 상장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와 상당기간 테슬라 상장을 준비해 왔다. 미국 소재 기업이지만 사실상 한국기업으로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는 평가다.

이부연 거래소 혁신성장지원부 부장은 "바이오기업도 테슬라 상장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지난해 5월 공식화 했다"며 "해외기업은 국내 기술특례 상장의 대상이 되지 못하지만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기업이 다른 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이해도도 높아 싱가포르나 홍콩증시에 비해 상장시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기업 시총 1위 셀트리온의 PER(주가수익비율)은 70배가 넘는다. 또 신라젠 등 성장성만 인정받는다면 실적이 나오지 않아도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도 적잖다. 거래소는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문호도 대폭 넓혔다.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21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승인비율도 80%를 넘겼다. 바이오기업 전반에 대한 상장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에는 로버트 랭거 MIT공대 교수가 설립한 프리퀀시 테라퓨틱스 관계자들이 방한, 한국 기관투자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들 또한 코스닥상장에 관심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바이오기업과 국내 VC(벤처캐피탈)와의 인연이 국내 상장의 연결고리라는 평가다. 거래소는 지난해 VC들과 미국 바이오산업 메카인 메릴랜드주 등을 돌며 상장 유치활동을 펼쳤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은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홍콩시장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며 "해외바이오기업의 상장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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