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아시아나항공 ABS…증권업계도 '빨간불'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임동욱 기자, 김명룡 기자, 박보희 기자 | 2019.03.22 19:02

KB·한화·NH 등 주요 증권사 개인 투자자에 판매…유동성 문제 커지면 손해 불가피, 확대해석 경계 목소리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발행한 아시아나항공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상환(트리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다수 증권사가 아시아나항공 ABS 공모에 참여한 만큼 업계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ABS 잔액은 연결재무제표상 지난해말 기준 약 1조2000억원이다. 지난 한해 전체 ABS공모 규모만 71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ABS공모에는 KB증권,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참여했다. 증권사들은 신탁 상품 형태로 만들어 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증권사 채권담당 한 관계자는 "담보가 있는 매출채권이고 금리도 높아서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샀다"며 "리테일 영업을 많이 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특히 많이 팔았다"고 귀띔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판매금액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새나오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고 채권 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휴지 조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상환이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업계도 아시아나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2018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표명되면서 회계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신평 측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하는 등 유동성 관리 측면의 잠재적 부담이 있는데 회계 정보의 신뢰성 저하는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로 이어져 유동성 위험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확대해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한정의견이 아시아나항공 채권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채권의 채무불이행 이슈 등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조기상환 의무가 생기는 건 맞지만 즉시 상환 여부는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감독당국도 시장의 공포심 확대를 경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트리거 상황에 놓이더라도 지금처럼 비행기 운항만 되면 상환에는 문제가 없는 구조"라며 "다양한 변수가 있는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가정만 놓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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