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제자리"…만년 박스권 CJ제일제당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9.03.19 15:47

"일회성 비용 이제 그만"…반복되는 4분기 쇼크, 주가 상승 발판 무너져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만년 박스권' 종목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연말마다 대규모 일회성 손실을 내 스스로 주가 상승 발판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대안으로 내수주 대표주자인 식음료주가 주목받고 있는데도 CJ제일제당 주가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한 해 동안 사업을 잘 하고도 반복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내면서 만성적인 주가 할인 덫에 걸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겨운 박스권"…돌고 돌아 그 자리=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전날보다 0.6% 오른 3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33만500원)보다 1%도 채 오르지 않은 것이다. 1월 증시 랠리 당시 34만7000원(장중 최고가 기준)까지 올랐지만 이내 주가가 다시 빠졌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7% 안팎 오른 것과 비교하면 CJ제일제당의 주가 상승률은 상당히 저조하다. 대상·오뚜기 등 CJ제일제당과 비슷한 종합식품업체와는 주가 격차가 더 벌어진다. 종합식품기업인 오뚜기 주가는 올 들어 8% 안팎(2018년 12월말 72만4000원→2019년 3월 현재 77만9000만원), 대상은 16% 안팎(2만5050원→2만9100원) 각각 올랐다.

지난달 햇반·어묵·장류 등 주요 7개 품목 가격을 인상했지만 주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쌀·고추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커 올 1분기 식품부문 이익 모멘텀이 약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인수 자금과 충북 진천공장 가동 초기비용 부담, 중국 라이신 시세 하락 등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일회성 비용, 이제 그만"…주주들 볼멘소리=CJ제일제당 주가가 만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론 유독 취약한 연말 실적을 들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매년 4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망스런 실적 발표를 반복해 왔다.


실제 CJ제일제당의 분기별 매출액은 비슷하지만 이익은 큰 차이가 있다. 2016년 연말에는 1300억원 영업외손실을 반영, 3분기 1167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4분기 155억원로 급감했다. 2017년에도 3분기 2635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4분기 152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4분기 들어 갑자기 광고판촉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가공식품 영업이익률이 1%대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자산손실·기부금·인센티브 등 명목의 일회성 비용 때문에 급기야 적자 전환했다. 3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이 1208억원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509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회성 손실로 매년 연말 실적이 망가지는 것을 1회성 요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대규모 자산 매각 후 반복되는 일회성 비용은 CJ제일제당 주가에 만성적인 할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답답한 주가 흐름에 주주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한 주주는 "주가 1% 오르는 것이 에베레스트 등반하는 것만큼 어려운 종목"이라며 "지긋지긋한 박스권에서 벗어날 시점을 기다리다가 견디지 못하고 손절하는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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