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눈에는 눈'… 美·EU 관세전쟁 '가열'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2.19 15:49

美, 유럽산 車에 최고 25% 관세 물리는 방안 검토…EU, 미국산 제품 25조원어치에 관세 부과 고려

/AFPBBNews=뉴스1


미국과 유럽 사이 보복 관세 전쟁이 가열 양상이다. 미국이 유럽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EU(유럽연합)는 즉각 미국산 제품 25조원어치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1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만일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징벌적 과세를 부과한다면 총 200억유로(25조5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준비중이다. EU 28개국 무역 분야 장관급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주 후반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모여 관련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지난 17일, 미국 상무부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 증가가 국가 안전보장을 해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한 데 따른 반발이다. 보고서 내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90일 이내 보고서를 검토하고 추과 관세 여부를 결정짓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후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즉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수출에 불리한 쪽으로 행동이 취해진다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경고했다.

AP에 따르면 EU는 미국산 대두와 액화가스를 더 사들이기로 한 결정을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지체없이 보복관세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미국이 유럽 등 수입산 철광, 알루미늄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곧바로 미국산 청바지, 오렌지, 오토바이 등에 관세를 붙인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미국과 EU 정상회담에서 상호 무역에서 적대적 무역관계를 해소해 나가기로 합의하면서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낮아지는 듯했다. 올 초 EU는 미국산 콩을 바이오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대서양 무역갈등을 다소 완화시켰다.

미국이 유럽 자동차에 25%의 영구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독일 자동차 업계다. 독일경제연구소 IFO에 따르면 독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약 7.7% 감소할 수 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시 184억유로(23조4500억원)에 달한다.

유럽 내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차가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라 판단된다면 이는 충격적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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