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금배지는 순금? 알고보니 3만5천원짜리 도금

머니투데이 조준영 인턴 기자 | 2018.03.20 06:00

[the300][300TMI]⑪2016년 지방의회서 40만 원 넘는 금배지 달기도

편집자주 | 300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는 '내가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싶은 자괴감을 드리고 싶어 준비했습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이셔도 알아두면 쓸만한 국회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혹시 국회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시면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열심히 발로 뛰어 찾아보겠습니다.



일 안 하는 국회, 세금만 축내는 국회, 싸우기만 하는 국회. 부정적인 수식어를 독차지한 국회도 '사람 사는 곳'이다. 국회의 사소한 것부터 알아가다 보면 이곳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란 게 느껴진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젊은 기자들이 발로 뛰며 국회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4.13 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개소식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300개의 배지가 공개되고 있다. 2016.4.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위주의의 상징, 금배지의 모든 것



국회의원의 또 다른 이름은 '금배지'. 특권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금배지는 정말 금일까.


1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배지는 공업용 금 0.2g이 함유된 총 6g 무게의 '도금배지'였다.


사무처는 의원 등록과 동시에 3만5000원짜리 금배지 1개를 의원에게 무상으로 교부한다. 의원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국회의원 배지는 국회의원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로 앞면에 도금된 무궁화 중앙엔 한글로 '국회'가 새겨져 있다. 한글 배지는 2014년 5월부터 사용됐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배지는 왼쪽 옷깃에 단다고 명시돼 있다.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면 안된다.


#배지가_뭐길래 #그래도_순금은_아니네 #3만5000원_금배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4.13 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개소식에서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20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배지를 만져보고 있다. 2016.04.11 jc4321@newsis.com



△금배지는 사라질 수 있을까?


국회 내외서 금배지를 없애자는 의견이 끊임없이 나왔으나 실현되진 못했다. 2016년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4개월여 간의 활동을 종합한 결과보고서엔 국회의원 배지 폐지와 신분확인 수단으로 국회의원의 신분증 활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백재현 윤리특별위원장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태극기 배지를 전달하며 '금배지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달자'고 제안해 화제가 됐다. 당시 백 위원장은 1950년 개원한 2대 국회 당시 일본 제국의회를 본따 금배지가 도입됐다며 태극기 배지를 패용하는 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제헌 정신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모두 권고와 구호에 그쳤다.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금배지를 달고 다닌다.

눈에 띄는 건 일부 지방의원들이 실제 순금 배지를 착용했던 점이다. 2016년 백 위원장이 공개한 '지방의회의원 배지 교부 현황'에 따르면 일부 지방의회에서 한 개당 금액이 40만 원을 넘는 순금 배지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배지 값이 가장 비싼 곳은 경북에 한 지방의회로 소속 의원들에게 한 개에 46만3000원에 이르는 배지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가격으로 제작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전국 각 시·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금배지를 지급하는 지방의회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감시도 활발해져 예전처럼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진짜_금은_오바야 #의원이라고_특별할건_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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