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제창 '임을 위한 행진곡'은?…진혼곡에서 운동가요로

머니투데이 이슈팀 한지연 기자 | 2017.05.18 09:28
1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37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야제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스1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18일 진행되는 제37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만에 제창되기로 하면서 노래의 비화도 주목받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신랑 윤상원과 신부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을 위한 헌정곡으로 1981년 만들어졌다. 윤상원(당시 30세)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 유린 때 시민투쟁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총에 맞아 희생됐다. 영혼 결혼식 신부인 박기순(당시 23세)은 1978년 광주의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창립하고 낮엔 노동자로, 또 밤엔 야학교사로 활동하다 사망했다.

둘의 죽음 이후 1981년 4월 소설가 황석영의 집에 광주 지역 문화운동패 10여명이 모여 이 둘의 넋을 풀어 줄 영혼 결혼식에 헌정할 노래를 만든다. 가사는 '묏미나리'를 따와 황석영이 썼고 당시 전남대 상대 학생이던 김종률이 작곡했다. 이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영혼 결혼식을 위한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삽입되며 민주화운동 진영에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 후 군부독재정권의 억압에 저항하는 운동가요의 상징이 됐다.


1997년 5·18광주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승격되며 5·18 넋풀이 노래로 채택돼 제창됐다. 하지만 2009년 국가보훈처에서 제창을 금하고 합창만 허가하며 매년 합창과 제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합창은 합창단만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참석자들이 모두 부르는 것이다.

한편 2017년 열리는 제37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역대 최대 규모로 거행되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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