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대신 꽃무늬 재킷…영부인 '패션정치' 통할까

머니투데이 이슈팀 윤기쁨 기자 | 2017.05.11 15:16

영부인이 착용한 옷은 패션 그 이상…김정숙 영부인, 유쾌하고 친근한 이미지 부각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영부인. 왼쪽부터 차례로 김영삼 전 대통령 영부인 손명순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제공=대통령기록관, KTV 국가기록영상관, 뉴스1
퍼스트레이디가 입는 옷은 패션 그 이상이다. 옷차림에 한 나라 지도자인 남편의 정치적 신념·철학을 담기도 하고 수조 원의 경제효과도 양산한다.

영부인으로서 패션 정치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은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다. 미셸은 공식 석상에 중저가 브랜드 기성복을 입고 등장해 서민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물론 중소 패션기업의 성장을 도왔다. 동성결혼 합법 논란이 한창일 때 미셸은 유명 동성애자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스의 옷을 입고 나와 남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임식에서 김 여사가 착용한 흰색 원피스 정장에는 한복 자수 분위기를 주는 수묵화 느낌의 꽃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역대 대통령 영부인과 달리 양장 차림…'적극적' 역할 기대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는 영부인 최초로 취임식에 한복이 아닌 양장을 입고 참석했다. 중간 굽의 검은 구두를 신고 흰색 진주 귀고리도 달았다. 역대 대통령 부인은 취임식에 옅은 파스텔색 한복을 입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식과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각각 손명순 여사와 이희호 여사가 옅은 분홍색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윤옥 여사는 옅은 녹색 계열의 한복을 입었다.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사진=머니투데이DB
김정숙 여사의 이러한 파격적 선택은 전통적인 영부인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쾌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주면서도 특히 흰색 원피스와 자켓은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념과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여사가 착용한 제품은 취임식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맞춤 정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원색 패션 vs 수수한 단색 패션…'패션정치' 통할까?
김정숙 여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청와대 관저에 입성하는 첫 여성이다. 박 전 대통령이 화려한 옷으로 적극적인 패션정치를 펼친 만큼 김 여사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뉴스1,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당시 화려하고 원색적인 옷을 즐겨입으며 정치적으로 중요한 무대에 설 때마다 상징적인 옷을 입었다.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정장을 입고 투표소를 찾았고, 지난해 국정농단과 관련, 대국민담화에는 일명 ‘전투복’으로 불리는 남색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그러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상무의 폭로로 박 전 대통령의 패션에 비선실세가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국내 행사는 물론 해외순방에서 입었던 옷은 최순실씨가 손수 제작한 옷이며, 애용한 가방은 고영태 전 상무가 창업한 브랜드 '빌로밀로' 제품임이 밝혀졌다.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뉴스1,뉴시스
김정숙 여사는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선거 운동 당시에도 유명세를 탔다. 평소 패션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선거 유세 시절에도 옷을 직접 골라줬던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트레이드마크가 된 문 대통령의 안경도 김 여사의 추천이었다.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김정숙 여사는 유세 현장에 매번 튀지 않는 단색 차림으로 등장했다. 흰색·회색·검정색 등 화려하지 않은 색상의 옷을 입어 수수함을 더했다. 여기에 옅은 화장까지 더해지며 친근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션전문가들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패션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김정숙 여사는 수수하고 단정한 차림으로 문재인정부의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0일 김 여사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항상 평범한 시민들과 가까이 지내는 영부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본격적인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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