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혀 혀집뒤!'는 제가 아이였을 때 하던 상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쾌한 동화책입니다. 딱지치기를 좋아하는 태풍이는 어느 날 딱지왕 김남철에게 도전했다가 딱지를 몽땅 잃고 맙니다. 풀이 죽은 채로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는 태풍이에게 나타난 건 대마왕 딱지. 그는 태풍이에게 손가락으로 무엇이든 가리키며 '혀, 집, 뒤, 혀집뒤'라고 말하면 홱 뒤집히는 주문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주문 덕분에 잃었던 딱지를 모두 되찾습니다.
그러다 학교 앞에 선 태풍이는 그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고 말았습니다.
"혀, 집, 뒤, 혀집뒤"
우지끈 소리를 내며 학교 건물이 뒤집혀버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마을은 온통 난리가 나고 태풍이는 그 후론 딱지를 거들떠보지도 주문을 외치지도 않았습니다. 태풍이가 사는 마을엔 더이상 무엇이든 멋대로 뒤집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느덧 학교를 졸업 하고 어른이 된 강태풍. 그가 가진 초능력은 과연 사라졌을까요? 웃음을 짓게 만드는 특별한 결말은 또다른 상상을 가능케 합니다.
'비룡소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뒤집혀 혀집뒤'에는 그밖에도 편의점 알바생이 한밤중 깨어난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와 함께 고양이를 구하는 이야기인 '파라솔 뒤에 테이블 뒤에 의자가', 마법에 걸려 책이 된 고양이의 사연 '책고양이'가 담겨 있습니다.
◇뒤집혀 혀집뒤!=이리을 지음. 비룡소 펴냄. 80쪽 /9000원
② 빨간 머리 마녀 미로
"빨간 머리 마녀다! 모두 도망쳐!"
동굴 보육원에 사는 미로는 빨간 머리와 초록 눈 때문에 친구들한테 마녀라는 놀림을 받습니다. 언제나 외톨이인 미로는 무시무시한 원장 선생님과 쥐가 있는 보육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매일 밤 주문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로에게도 새 가족이 생겼습니다.
미로는 언제나 고대하던 새 가족이 생겨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외모와 너무나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가족을 갖고 싶은 마음에 미로는 자신과 똑같은 빨간 머리, 초록 눈의 아빠를 지점토로 만들어 수리의 '생생 사진기'로 찍어 보려 하는데….
◇빨간 머리 마녀 미로=최유진 지음. 비룡소 펴냄. 104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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