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피로회복제 하나 드릴게요!"
후배가 작은 병 하나를 권합니다. 회사생활을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에 흐뭇해지려는 찰나, 또다른 후배가 분위기를 깹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더 피로하라고 피로회복제래요. 하하하."
그런데 어쩌다 피로 회복이라는 말이 일반화됐을까요. 광고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결국 피로할 때 이 음료를 마시면 피로한 상태로 되돌려주겠다고 하는 황당한 광고입니다. 익숙해서 아무 의심없이 써온 말이 이런 뜻이었다니, 말 한마디라도 잘 알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바른 걸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원기 회복' 또는 '기력 회복'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라는 말을 살리려면 '피로 해소'나 '피로 감소'로 표현할 수 있겠죠.
이와 비슷한 경우로 '일절, 일체'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안주 일절'이라고 쓴 차림표 본 적 있으시죠? 이는 말의 원래 의미와 정반대로 쓰인 경우인데요. 일절은 '전혀 없음'이라는 뜻으로 '안주 일절'이라고 하면 '안주 절대 없음'이 돼버립니다. 따라서 모든 안주를 갖췄다는 의미를 나타내려면 '안주 일체'라고 해야 합니다. 일체는 주로 긍정적인 상황에서, 일절은 부정(전혀 없다. 않다. 못하다)과 함께 쓰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올바른 표현이 아닌 것은?
1. 식사시간에는 물을 일절 먹지 않는다.
2. 오늘 데이트비용은 일절 내가 낼게.
3. 면회를 일절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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