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 육아맘 A씨 "수족구 걸릴까 외출 겁나요"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 2016.05.29 08:40

질병관리본부, 6월 수족구병 유행 정점…"수족구 걸린 아기, 돌잔치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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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님, 아이가 낮잠 자고 일어났더니 열이 38도까지 올랐어요. 병원 가보셔야 될 것 같아요."

회사에서 일하던 중 걸려온 어린이집 선생님 전화에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퇴근 시간까지는 아직 3시간이나 남았는데 그 시간을 아이가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고 간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는 ‘구내염’. 큰일입니다. 입안이 허는 구내염은 수족구와 마찬가지로 전염력이 강해 진단받는 순간부터 어린이집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완치되기까지는 최소한 1주일인데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하는 수없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연차를 썼습니다.

지난해 3살이었던 딸아이는 여름이 지날 때까지 이렇게 구내염을 2번 앓았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벌써부터 수족구가 비상입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8~14일 전체 외래환자수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 환자수가 10.5명이었습니다. 이는 4월17~23일 2.8명에서 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6월중 수족구병 유행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최근 한 육아카페에는 수족구를 걱정하는 엄마들의 고민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육아카페 캡처
2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기 육아맘 카페에는 벌써부터 수족구 관련 글들로 넘쳐납니다. “수족구 병원가야 하나요” “아기 발바닥 모기물림? 수족구?” “수족구병 증상이 뭔가요?” “수족구 한번 걸리면 다시 안걸려요?” 등 수족구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덩달아 엄마들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당장 워킹맘들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없으니 보호자를 구해야 합니다. 부모 중 1명이 휴가를 쓸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하루 전에 급하게 휴가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은 조부모나 형제, 자매 등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되면 돈을 주고 단기 베이비시터를 써야 합니다. 교사인 조모씨(44)는 “아이가 수족구에 걸릴 때마다 연차를 쓸 수 없어 친정엄마 찬스를 쓴다”며 “하지만 나처럼 주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의 동료들은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한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또 다른 전업맘 이모씨는(33) “수족구가 유행일 때는 웬만하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걸리더라. 올 여름은 어떻게 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족구는 법정감염병 중 ‘지정감염병’인 만큼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공공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가 다른 아이에게 전염되면 결국 돌고 돌아 내 아이에게까지 되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육아카페 회원인 A씨는 “돌잔치 며칠 전에 아기가 수족구에 걸려 취소했다. 애 데리고 오는 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라 다 나은 뒤 조촐하게 식구들하고만 돌잔치를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인 수족구병,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수족구병 예방수칙’은 이렇습니다.

■ '수족구병' 예방하는 법

1.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 손 씻기의 생활화
* 특히 산모, 소아과나 신생아실 및 산후 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종사자
2.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청결(소독)히 하기
3.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을 철저히 세탁하기
4.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자가 격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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