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달 '신반포자이'가 3.3㎡당 429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38대 1의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이는 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해 반포 일대에서 분양한 재건축 단지들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금 현장 분위기로 본다면 계약일 안에 100% 계약 완료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강남 재건축 시장 열기는 올해 정점을 찍을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일반 분양 물량은 11개 단지 3993가구로, 지난해 물량(2919가구)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서초구 반포·잠원동 등 강남 노른자위로 불리는 반포지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반포지구의 재건축 단지들의 입지와 대지지분 등을 살펴봤다.
강남 재건축 불패신화를 쓴 '신반포자이'와 길하나 건너 잠원동 '신반포7차' 아파트가 있다. 신반포자이보다 한강과 더 가깝고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도 더 가까워 입지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시공사를 SK건설로 정하고 2001년 안전진단을 통과해 2002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2005년에 건축심의를 통과했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으나 조합원들의 의견차이로 인해 사업시행인가까지 못 가고 10년간 중단된 상태였다.
이 단지가 최근 다시 본격적으로 재건축 추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근에 있는 '신반포 22차' 단지와 한신공영 빌딩과의 통합 재건축을 통해 약 1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단지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조합 임원진을 꾸려 총회를 열었다.
공급면적 116㎡(구 35평형) 주택형의 전용면적이 107㎡에 달할 정도로 전용률이 크고 대지지분도 62㎡에 달해 다른 단지들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는 분석이다. 다만 강남권에서 상업빌딩과의 통합 재건축 사례가 아직 없는 데다 용도지역 변경 등의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신반포5차'도 올 5월쯤이면 '아크로리버뷰'로 탈바꿈한다. 용적률 267%를 적용받아 지상 35층 5개동 595가구로 지어지는데 1대 1 재건축으로 일반분양이 적다. 조합원들의 분양신청을 받은 결과 한명도 빠짐없이 100% 분양신청을 했다고 알려졌다. 아파트와 한강변까지의 거리가 불과 200~300m에 불과할 정도로 단지가 한강과 바로 맞붙어 있어 모든 가구에서 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신반포18·24차' 통합 재건축도 눈길을 끈다. 서울 강남권 통합 재건축 1호 사업으로 지상 15~33층 6개동에 475가구로 재건축된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에서 맡았고 조합원 100% 분양신청이 완료된 상태다. 일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교통과 편의시설만 놓고 본다면 신반포자이나 신반포5차에 비해 입지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통합 재건축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인 잠원역 인근 '한신4지구'도 최근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동을 걸고 있다. 기존 신반포 8·9·10·11·17차 아파트(총 23개동 2640가구)를 통합해 재건축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오랜 기간 진척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창립총회를 마치고 서초구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신반포20차'와도 통합을 논의하고 있으며 서초구청과 의견을 조율 중이다.
재건축이 성사되면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탈바꿈해 강남의 랜드마크인 '반포자이'(2991가구)와 '래미안 퍼스티지'(2178가구)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합 재건축으로 사업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들의 대지면적 차이에 따른 지분분배, 개별 구성면적 차이에 대한 의견차 등으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이제 조합설립인가 준비 단계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고 분양가 상한제도 사실상 폐지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가가 높아졌다"며 "올해 강남 재건축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긴 했어도 3.3㎡당 4000만원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