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구나, 너. 예쁜 단어였구나......'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P.195)
추파(秋波). 왠지 고상한 연애감정보다 이성을 은근히 떠보는(?) 행동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가을물결'이라니... 늦가을 끝자락도 겨우 잡고 있는 지금, 책 글귀를 보니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립니다. 그러고보니 가을이 말 앞에 붙으면 거의 시가 되죠. 가을햇살, 가을비, 가을언덕, 가을우체국, 가을하늘...
어쩌다 가을물결을 말하는 ‘추파’가 이성에게 집적대는 눈길로 바뀌었을까 궁금합니다. 가을엔 하늘도 높고 날씨도 화창해 물도 맑고 아름답습니다. 물결은 끊임없이 움직여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지죠. 가을의 그 맑고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이 곧 추파인데요. 여인의 고운 눈빛과 같아서 이를 추파라고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 남녀 가리지 않고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근히 보내는 눈길'이 되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언젠가부터 이성 간에도 추파를 던졌다고 하면 생각없이 집적대거나 추잡한 시선을 보낸 것처럼 여기는데요. '추파'의 '추'(秋)가 '추할 추'(醜)로 변모한 상황입니다.
가을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설레는 계절입니다. 곧 불어닥칠 추운 겨울을 생각하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겠죠. 이 늦가을 남녀가 호감 가는 사람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다만 이 추파가 아름다운 물결인지, 추잡한 눈길인지는 본인 하기 나름이겠죠?
오늘의 문제 나갑니다~ 다음은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함'을 뜻하는 말들인데요. 이중 '속되게 이르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1 아양
2 아첨
3 어리광
4 알랑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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