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30여년간 이곳에 근무하며 조선소 관리 업무를 해 온 김 모 부장의 결의 가득한 눈이 반짝거렸다. 그의 말대로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힘든 고비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의 30%를 줄이고, 올 초에는 과장급 이상 직원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함께 일하던 김 부장의 동료도 여럿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그의 긍정적인 사고의 바탕은 창업자인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이다. 아산은 울산 미포 해변 사진과 외국에서 빌린 선박 설계도, 그리고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로 차관을 끌어와 황무지 같던 울산 지역에 훗날 세계 최대 조선소로 성장할 현대중공업을 세웠다.
그의 길이 성공으로만 빛났던 것은 아니다. 23살의 나이에 쌀가게를 시작한 이래 자동차 수리공장, 운수회사 등을 차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시련이란 뛰어 넘어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좌우명으로 그 때마다 다시 일어섰다.
아산은 실천력과 몰입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하지만 항상 특권을 거부하고 '부자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
최근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고 내적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많은 한국 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기업인들의 이른바 '갑질'로 기업인 전체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길잡이가 될 아산의 정신을 탄생 100년을 맞아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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