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8일 내년 총선 지역구수 합의에 또 실패했다. 사실상 현행과 같은 246석이 유력하지만 최대 쟁점인 농어촌 대표성 확보 방안이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했다.
획정위는 8일 오후 서울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11시간 넘게 마라톤회의를 가졌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획정위는 오는 10일과 11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획정위는 지역구수 범위를 244~249석으로 제시하고 지난 3일과 6일 개최된 전체회의에서 지역구수 확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획정위는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기준(선거구 간 인구편차 2대1로 조정)과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쟁점 역시 지난 회의 때와 같았다. 획정위는 회의를 마친 뒤 서면브리핑을 통해 "그 동안 법정 제출기한(13일)을 준수하기 위해 인구산정기준일을 결정하고 지역선거구수 범위에 합의하는 등 자체 획정안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나 농어촌 지역 배려 방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획정위는 이어 "오늘 회의에서는 지역선거구수 246석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다시 한 번 치밀하게 분석하고 논의했으며, 자치구․시․군 일부 분할의 예외적 허용 여부도 지난 회의에 이어서 논의를 계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획정위는 "획정안 법정제출시한이 5일 남았는데 일부에서는 오늘 합의하지 못하면 법정기한내 제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획정위원들은 합리적인 획정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획정위는 내년 총선 지역구수를 사실상 현행과 같은 246석으로 고정하고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헌재가 제시한 인구기준과 246석을 따를 경우 인구수가 적은 농어촌 지역구는 9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도시 지역 선거구는 9개 가량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획정위는 △인구 상·하한선 산정을 헌재 기준→적정 규모 특정 지역구로 변경 △선거법상 자치구·시·군 분할금지 원칙 예외 확대 등을 농어촌 지역구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인구기준을 재조정할 경우 인구 하한선 자체를 끌어올려 기준에 미달해 통폐합되는 선거구를 줄일 수 있다. 또 자치구·시·군 분할금지 원칙 예외를 확대하면 도시 선거구의 분구를 제어해 반비례 관계인 농어촌 지역구의 생존 비율을 높이게 된다.
자치구·시·군 분할금지 원칙 예외 확대의 경우 게리멘더링(특정후보 및 정당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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