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낯선 '개' 소리가 들린다. '개좋아' '개바빠' 같은 경우인데 '많이' '아주'의 의미다. 어디서부터 이런 말이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애견 인구가 늘며 이전보다 높아진 개의 위상이 반영됐을 것이다. 그런데 애견 문화 수준은 애견 인구가 늘어난 만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게 현실이다.
메르스 영향이 있던 7월 초에는 휴가지의 유기동물 수가 예년보다 줄어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전국 7월 전체 수치는 다른 달보다 23%가량 많았다. 7~8월에 유기동물 수가 많은 건 매년 있는 현상이다. 농담 삼아 반려견들에게 "복날 조심해"라고 하지만, 사람의 휴가가 이들에겐 더 위험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유기동물 수가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10만1000마리 수준에서 지난해 8만1000마리 수준으로 줄었다.(신고되지 않은 동물을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중 '동물등록제'에 참여한 경우 주인을 찾을 확률이 높다. 특히 내장형 칩을 이식한 동물은 거의 100% 찾는다.(현재는 목걸이형과 내장형 2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신고 등록된 동물은 대상의 약 55%. 동물등록제가 '안전판'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등록 행위 자체에서 소유주도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답은 아니다.
동물보호 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강아지를 더 이상 키우기 힘든 상황"이라는 상담전화를 종종 받는다. 물론 소유주도 고민 끝에 건 전화일 것이다. 통화는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냐"는 식으로 흐른다고 한다. 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은 막연히 '뭐, 다른 주인 만나겠지'라고 생각한다는 게 동물자유연대의 분석이다. 인식의 변화로 유기견 입양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보호소에서 자연사하거나 규정에 따라 안락사 처리되는 쪽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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