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동향]'멘붕' 복지위…"상임위 합의를 무시하면 어쩌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15.03.04 15:29

[the300]어린이집 CCTV설치 의무화 본회의 '부결'…흡연경고 그림은 법사위 2소위 회부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및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2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를 해서 (도입) 하기로 한 건데, 그 신뢰를 같은 국회의원들이 안 지켜 주면 어떻게 합니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4일 오전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2월 국회가 마무리 된 지난 3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복지위 의원들은 시쳇말로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로 황당한 상황에 접하고 난 후의 당황스러움을 나타낸 표현)'에 빠졌다.

2월 국회의 상임위 최대 현안이자 심혈을 기울여 심사·의결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 도입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2월 국회 처리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됐고,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이유도 설명되지 않은 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로 넘어가 버렸다. 특히, 흡연경고 그림 도입은 법사위 의원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처리 불가 방침으로 소위에 회부됐다.

두 법안 모두 여야 지도부가 통과를 약속했고 복지위 내에서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의결의 된 사안이라 2월 국회 처리가 확실시 됐었다.

이에 따라 두 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앉아서 기다리던 여야 의원들과 의원실 담당자들은 3일 오후 두 법안이 차례로 고꾸라지는 상황을 보고 이날까지 모두 '멘붕' 상태에 빠져 버린 것.

이명수 의원은 "영유아보육법이나 국민건강증진법이나 시행이 되면 불편이 올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직화 돼 있는 반면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조직화 돼 있지 못하다"며 "(영유아보육법은) 대안이 없다. 4월에 다시 위원회 이름으로 발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흡연경고 그림 도입을 법사위 소위로 회부시킨 김진태 의원에 대해서는 "그 분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 줄은 몰랐다. 의원총회 할 때 어떤 표현도 안했었다"며 "법사위에서 반대를 해서 이제 알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

이어 "복지위에서 나름대로 고민했던 부분인데, 법률적인 문제라고 하며 걸고넘어지니 대응하기가 어렵더라"고 덧붙였다.

야당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복지위 의원들이 다들 '멘붕'이다. 복지위에서 정치적인 측면들을 다 누르고 차분히 법안에 접근해 속아낼 건 속아내고 상당히 모범적인 입법을 했다"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경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모여서 부결돼 버린 황당한 경우"라고 말했다.

흡연경고 그림 도입의 법사위 2소위 회부에 대해서는 "김진태 의원의 원맨쇼"라며 "법사위가 '상원'이 아니라 김 의원이 '상왕'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복지위 여당 소속 의원실에서 흡연경고 그림 도입 방안을 의원과 함께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어제 이후 일손이 안 잡힌다. 우리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국회 복지위 행정실도 황당해 하는 상황"이라며 "법안 준비하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안다면 언지라도 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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