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全 계열사 임금동결 기조, 재계 확산되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5.02.27 17:32

재계 선두주자 위기경영 본격화에 '촉각'…노조변수·영업환경 등 회사별 상황 달라 예단 어려워

서울 서초구 삼성본사 사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까지 줄줄이 임금동결에 동참하기로 했다. 실적 부진에 따라 허리띠를 조이는 것이어서 다른 대기업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들은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도 다음달 10일을 전후로 노사협의를 거쳐 동결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자계열사들은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나빠지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계열사들도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함에 따라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노사 협의 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기조가 동결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계열사들의 동결 형태는 삼성전자와 같다. 기본급을 기존 수준에서 묶고, 성과급은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삼성의 임직원 연봉이 동결된 것은 글로벌 금융이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만이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본격적인 위기관리 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아직 재계 전반에 임금 동결 기조가 확산된 것은 아니다. 통상 대기업들의 임금협상이 4월 이후 본격화된다. 노조가 강한 기업의 경우 임금동결은 극심한 노사갈등을 각오해야하는 카드다. 업종별 기업별로 영업 환경과 시장 상황도 차이가 있다. 5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LG전자는 임금을 평균 4% 인상하기로 했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도 임금을 인상했다.

다만 일부 전자업계에서는 업계 선두주자가 긴축경영을 선언하자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년 연속 최대실적 달성에도 기술 개발의 어려움과 중국 업체의 공세 등을 이유로 ‘위기’를 느끼고 있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사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포스코나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역시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거나 점유율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어 큰 폭의 인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토록 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올라간 것도 변수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복지팀장은 “2014년 10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통상임금 상승률이 26.7%”라며 “기업으로서는 이미 인건비 지출을 확대했기 때문에 동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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