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무작정 따라하면 '대박' 날까?

머니투데이 김재훈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래플린 대학 경영학 조교수 | 2015.02.26 06:45

[미국주식 이야기]<8>유명 투자자 무작정 모방하단 큰 코 다칠수도

편집자주 | 미국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슈와 돈 버는 투자전략, 그리고 흥미로운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미국 증권방송 CNBC의 웹사이트는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트랙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 (SEC)에 보고되는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의 보유주식목록이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다른 웹사이트들도 이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추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워런 버핏의 투자종목들은 항상 주목대상이 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CNBC에서는 ‘무작정 워런 버핏 따라하기가 왜 위험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CNBC의 경제 토크쇼 매드 머니의 진행자인 짐 크래이머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워런 버핏의 행보에 의해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거론하며 "자기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라"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의 투자 또는 짐 크래이머 본인의 투자에 맹목적으로 편승하는 행위는 손해를 부르는 생각이며 개별주식들에 대한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투자자라면 단일주식위험 (Single stock risk)을 제거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크래이머는 또한 투자할 만한 인덱스펀드로 S&P 500 인덱스펀드와 같은 시장지수펀드나 배당소득이 있는 펀드들을 추천했다.

하지만 크래이머에 따르면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유명한 펀드매니저나 최고경영자의 행보를 모방하려고 하는데 이는 이러한 모방을 통해 큰 노력 없이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것도 공짜는 없으며 항상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 최근에 벌어졌던 버핏의 엑슨모빌 투자행보와 관련해 편승했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경우를 그 예로 들었다.

버핏은 2013년 7월 이전에 상당한 수량의 엑슨모빌주식을 확보했지만 11월 14일 공시로 이러한 내용을 밝히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모르고 있었고 이 소식에 반응해 주가는 즉각적으로 93달러에서 95달러로 상승했다. 한편, 2월 17일 버핏이 작년에 엑슨모빌주식 보유전량을 매도했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는데 그 결과 엑슨의 주가는 급락했다. 버핏의 주가에 대한 영향력과 버핏이 하는대로 따라하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볼 수 있는 에피소드라 하겠다.

하지만 문제는 과거에 왜 버핏이 엑슨모빌주식을 구입했었고 또 왜 버핏이 그 주식을 팔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버핏은 이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이렇듯 버핏이 하는대로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투자행태는 위험할 수 있다고 크래이머는 경고하고 있다.

더욱이 버핏의 거래사실이나 보유주식변동사항을 그 즉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달이 지난 후 공시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개별투자대상에 대한 자신들만의 연구가 없는 맹목적인 따라하기 투자는 매입이나 매도 타이밍을 놓쳐서 실기를 하는 마치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하는 모습과 같다.


크래이머는 좋아하면 해당 주식을 사고 좋아하지 않으면 팔아야지 단순히 버핏의 투자행태를 따라 주식을 사면 언젠가는 낭패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유명한 투자자의 주식거래를 흉내내는 방법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며 오랫동안 행해져 왔다. 하지만 크래이머에 따르면 자신의 머리와 연구에 의존해 투자할 때 비로소 시장에서 정말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리는 투자자들을 위해 크래이머는 대신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몇 주를 살 것을 추천했다.

만일 당신이 워렌 버핏의 추종자이지만 따로 주식투자에 대해 투자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위에서 크래이머가 언급한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과거에 크래이머가 했던 말과 비슷한 말을 워렌 버핏도 여러 번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단 차이점은 자기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매년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이 하는 말들은 시장의 주된 관심거리가 되어왔는데 모틀리 풀닷컴 (Fool.com)에 따르면 2004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버핏이 한 투자자의 투자방식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우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하라고 추천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제안들 중에서 만일 당신이 저비용의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면 (당신의 돈을 일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10년에 걸쳐 평균분할투자하는 방식으로) 당신은 동시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 중의 90퍼센트보다 더 나은 성과를 올릴 것입니다.”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이 인덱스펀드투자를 강조했다. ”만일 당신이 투자에 대해 연구하는데 주당 6시간에서 8시간씩 쏟아 붓는 것을 좋아한다면 직접투자하라.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인덱스펀드에 평균분할 투자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인 자산들과 시간에 걸친 분산투자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처럼 당신이 버핏과 같이 큰 돈을 버는 것을 꿈꾼다면 버핏을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투자행태보다는 개별주식들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며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면 버핏이나 크래이머의 충고대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주식시장에서의 큰 손실을 줄이고 작은 돈이나마 벌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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