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첫 내부 출신 홍성국 사장 내정(상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4.11.26 15:59

김기범 전 사장 사임 뒤 4개월만에 CEO 공백기 마침표
구조조정·내부질서 정립 시급

KDB대우증권 신임사장 최종 후보로 홍성국 부사장(리서치센터장·사진·51)이 선출됐다. 대우증권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홍 부사장을 최종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홍 내정자가 다음달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공식 취임하면 대우증권의 첫 공채 출신 사장이자 첫 리서치센터장 출신 사장이 된다. 김기범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시작된 '대우증권의 CEO(최고경영자) 공백기'도 4개월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동안 임시주총이 두차례나 연기된 경합에서 홍 내정자의 최대 강점은 공채 출신 후보 중에서도 대우증권 재직 기간이 가장 길고 내부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었다. 홍 내정자는 1986년 입사해 30년 가까이 대우에만 몸담은 '정통 대우맨'이다.

그만큼 안방 사정에 해박한 화합형 인재가 김 전 사장 사임 이후 불거진 차기사장 사전내정설, 노조와의 불화 등으로 흐트러진 대우증권을 수습하는 구심점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는 분석이다. '화려한 간판'보다는 '힐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매각 이슈를 앞둔 상황에서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역량에 무게를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홍 내정자도 이날 이사회 직후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우증권 최초의 공채 출신 CEO로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막중한 책임감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홍 내정자가 지점영업부터 시작해 리서치센터와 홀세일사업부를 이끌기까지 시장분석·영업 등의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와 리더십을 높이 사고 있다. 홍 내정자는 리서치 부문에서 17년, 영업 부문에서 11년을 근무했다.


업계에서는 내부를 잘 아는 CEO인 만큼 업무 공백이 최소화될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홍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찮다. 당면 과제는 내부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사장 선출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향한 투서가 난무하고 줄서기 양상이 빚어지는 등 내부 갈등이 적잖았다.

조직체계 개편도 주요 과제다. 이는 '1등 증권사', 'IB(투자은행) 원조'라는 자부심과 이어진 문제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매각 일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내부에서도 경쟁사는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신사업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데 그동안 사장 선출 문제로 시간을 낭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4월 NH금융으로의 인수가 확정되자 희망퇴직 등을 통해 1년 동안 전체 직원의 11%(350여명)를 줄였다. 당시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결의하자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근속 20년차 이상 부장급 직원 기준으로 퇴직금 2억4300만원을 제시하는 적극 공세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를 이끌어냈다.

민감한 문제지만 KDB금융지주와의 관계 설정도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벌써부터 대우증권 내부에서는 금융지주가 인사·관리·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사장을 내려보낼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공채 출신이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외부 입김에 대한 의구심은 임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이달초부터 시작한 금융지주의 경영권 간섭 반대 투쟁을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의 첫 공채 출신 사장으로 안팎의 압력 속에서 얼마나 주관을 갖고 경영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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