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회사채 떠안은 증권사 '錢錢긍긍'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4.11.20 08:56

대우증권 등 백억대 보유…올 신속인수제 만료 땐 자금회수 난항 우려

증권사들이 한진해운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떠안은 미매각 물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말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만료되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4월 한진해운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을 맡았다가 3년 만기 회사채가 전량 미매각되자 500억원 물량 중 2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당시 공동 대표주관사였던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과 인수회사였던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200억원,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떠안았다.

발행금리가 연 5.8%에 달했지만 해운업황 침체에 따른 장기 적자와 재무악화가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증권사가 인수한 미매각 회사채는 보통 추가 금리를 붙여 지점에서 소매 판매하는 방식으로 해소하지만 한진해운 회사채는 소매 판매망에서도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해당 회사채는 대우증권이 보유한 물량만 150억원 규모다. 유안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인수한 회사채 대부분을 해소하지 못한 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앞서 발행한 회사채에서도 미매각 물량이 적잖았던 만큼 증권사들이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회사채는 더 많을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지난 2년 동안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기업의 동아줄이었던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올해 말 만료된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5월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끝으로 외부자금 조달 소식이 끊긴 상태다. 올 들어 지난 3월과 6월, 9월 만기를 맞은 회사채를 모두 신속인수제에 의존해 차환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한 정부 지원 없이는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미상환 회사채는 1조662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조3941억원 규모다. 한진해운이 최근 유안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영구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낙관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매각 회사채를 떠안은 증권사들은 혹시라도 한진해운에 문제가 생길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솔직히 정부와 산업은행만 바라보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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