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박근혜정부 성패 좌우할 최대 분수령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4.05.18 17:08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첫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19일에 발표될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는 박근혜정부의 잔여 임기 성패 여부를 좌우화게 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면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이다.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리더십을 회복할지, 아니면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좌초할지는 오롯이 대국민담화에 담길 내용과 함께 차기 총리 지명을 포함한 개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 등 인적쇄신의 강도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9시 세월호 관련 및 새로운 국가운영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후 34일 만에, 지난 2일 종교지도자와의 만나 "대안을 갖고 대국민 사과를 하며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밝힌 지 17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담화형식을 빌려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담화에 담을 내용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던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긴급 면담을 갖고 애로 및 건의사항을 경청하며 의견 수렴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국민담화를 놓고 청와대 참모진은 고민을 거듭했다. "5월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청와대 관계자)는 말에선 비장함이 전달됐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정부조직법 처리 촉구'를 위해, 올해 2월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두 차례의 대국민담화가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박근혜정부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 여파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은 급격히 악화됐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강도 높게 추진하려 했던 공기업 개혁, 규제혁파를 골간으로 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통일대박론 등이 사실상 올 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민심 수습이 시급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담아 그 첫 단추를 제대로 꿰야 한다.

(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표단과 면담을 마친 후 유가족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4.5.16/뉴스1
박 대통령은 진정성 있는 대국민사과, 재난안전시스템과 관피아(관료+마피파) 척결 등 새로운 국가운영 방향, 인적쇄신 의지 등의 내용을 충분히 담기 위해 참모진이 보고한 초안을 두고 주말 내내 손질에 손질을 거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담화 내용은 마지막 순간까지 수정과 보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화는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위로하고 사고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대한 사과로 시작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 "참사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참사 후 국무회의 등을 빌어 여러 번 사과했지만, '적폐(積弊)' 발언으로 과거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국가대개조"를 예고했던 만큼 임용방식 개혁 등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안, '국가재난안전처(가칭)' 신설 등 국가안전재난방재시스템의 재정립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유가족 면담에서 밝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특검 도입, 국정조사 필요성도 재차 강조하며 국회의 원만한 협의 처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 부패 근절 및 비리척결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부패방지법(김영란법)과 강화된 공직자 윤리법 등의 조속한 처리도 요청할 전망이다.

"개각을 비롯해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인적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후 위축되고 있는 내수 경기와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 및 재계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혁파 등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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