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상일로 35(상일동)에서 11년째 부동산중개업을 해온 염정순 제일부동산 대표(사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주한 2012년을 기점으로 고덕리엔파크3단지의 전셋값이 폭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들어 84㎡(이하 전용면적)의 전셋값이 3억8000만원까지 계약됐고 최근 매물로 나온 가격이 4억원 수준이다. 월세도 올랐다. 2011년에는 보증금 1억원 월 80만원에 계약됐으나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보증금의 경우 월 130만원을 내야 했다.
강일2지구 첨단업무지구에 임직원 7000명이 넘는 삼성엔지니어링 입주가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염 대표의 주장이다. 지난해 세종텔레콤 등 10개 기업이 입주한 데 이어 올해에는 한국종합기술, 나이스홀딩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세스코,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전셋값 급등은 고스란히 전세자금대출로 이어졌다. 강동구에서 선정한 '전·월세 착한도움 지원센터' 10곳 중 1곳인 제일부동산에선 매일 대출상담이 이뤄진다. 염 대표는 세입자에게 오히려 전세자금대출을 권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한 '착한' 집주인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지역서 4층짜리 상가주택을 보유한 A씨는 2~3년 전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20만원을 내는 세입자에게 전세 전환을 권했다. 은행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아 전세로 돌릴 경우 은행에 내야 하는 월 이자는 6만6666원, 현재 월세의 3분의1 수준으로 세입자 부담이 작아진다.
염 대표는 "당시 전셋값이 6000만원이었는데 5000만원으로 해줬다"며 "A씨 집에서 지낸 세입자들은 대부분 임대아파트에 당첨되거나 집을 장만해서 나갔다"고 덧붙였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집값도 최근 소폭 올랐다. 고덕리엔파크3단지 84㎡는 2011년 2월 3억5600만~4억원에, 올 1월에는 4억1000만~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공급물량이 많아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란 의견이다.
지난 주말부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1114가구를 일반분양하며, 인근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는 올해에만 총 6548가구가 공급된다.
이 지역 상권 발전 속도가 의외로 더딘 편이다. 규제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데다 인근에 학교들이 있어 새로 음식점을 개업할 경우 주류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상일동 단독주택지역 제2종 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 불허 해제를 요청하는 서명을 모아 서울시에 민원을 제출해놓았다.
염 대표는 이 지역 추천매물로 상일여고 앞에 위치한 급매물 단독주택을 권했다. 3.3㎡당 1500만원으로 총 매매가격이 8억원 수준. 신축해서 임대하면 월 3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염 대표의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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