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전, 응원합니다"-부총리가 청년들에게

머니투데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2014.01.03 05:30

[리프레임코리아:도전이 미래다]To. 도전하는 청년에게 띄우는 편지

신조어는 시대를 읽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청년(靑年)이란 단어는 우리 민족처럼 나이가 반만년은 돼 보이지만, 사실은 겨우 100살 안팎의 ‘신조어’라고 합니다. 1900년대 초반 한·중·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쓰이기 시작했다네요. 전통사회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탐색해야하는 시대에 등장한 ‘젊은 단어’입니다.

최근엔 ‘초식남’(草食男)이란 단어를 들었는데, 마치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이성에 관심이 없는 청년’을 가리킨다고 하더군요.
저는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떠올렸습니다. 성실하게 스펙을 쌓아 대기업·공기업 취직이나 공무원 시험 합격을 꿈꾸는 요즘 청년들 말입니다.

TV에서 많이 봤겠지만, 초식동물은 늘 귀를 쫑긋하며 주위를 살피고 부지런히 이동하는 ‘성실함’과, 매우 날랜 ‘다리’를 가졌습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그런데, 그 성실함은 육식동물의 접근을 감지하려는 ‘수비적인 성실함’이고, 빠름 역시 육식동물에게 잡히지 않으려는 ‘방어적 속도’입니다.
우리 청년들의 성실한 스펙쌓기와 안정지향적 성향을 보면서, 저는 점점 초식동물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들의 이런 안정적 직업 희구는 개인의 직업 선호를 떠나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위험한 징후입니다.
창업은, 몸으로 치면 세포분열 같은 것입니다.
왕성한 세포분열이야말로 성장과 청년을 상징합니다.
창업이 왕성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경제가 늙고 시들어 간다는 것을, 우리처럼 일천한 경제발전에서는 ‘조로(早老)한 경제’를 의미합니다.
취직할 곳이 없으니, 즉 “기성세대들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니, 미안하지만 ‘생계형 창업’이라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청년의 창업과 도전이 누적된 것이 우리경제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창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압니다.

호락호락하다면 도전일리가 없겠죠.
그래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창업자금 지원을 융자에서 투자로 바꾸고,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올 예산에는 1000억원의 창업펀드를 편성했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돈입니다. 창업사관학교, 창업보육센터, 청년위원회 등도 두들겨 보십시오.
더 넓은 세계에서 꿈을 펼치도록, 미국·일본·인도네시아 등에 창업보육·현지정착·멘토링을 담당하는 K-Move 센터도 설치했습니다.

망하면 끝이라구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들은 평균 2.8번 창업했다고 합니다. 1.8번씩 망한 경험이 있는 것이죠.
우리도 패자부활 기회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조건을 확대하고, 신용관리·재창업·재창업투융자 등 재창업의 모든 과정을 지원합니다. 재창업 전용 기술개발기금도 있습니다.
다시 실리콘밸리 이야기를 하나 더 하겠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기업가는 누구일까요? 성공한 기업가? 아닙니다. 2번 실패한 사람이 투자대상 1순위라고 합니다. 성공 확률이 무척 높기 때문입니다. 눈부신 실패는 보상받아 마땅합니다.

청년 여러분.
‘꿈의 크기’를 키우십시오.
부모가 사업 실패했다고 자식 내치지 않는 것처럼, 정부도 부모 같은 마음으로 청년들의 창업과 재창업을 지원하겠습니다.
테드터너가 CNN을 창립하며 했던 말로 응원사를 갈음합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내가 아니면 누가? (If not now, when? If not me,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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