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자 55만 절반은 공무원 시험···창업은 0.6%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김평화 기자 2014.01.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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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코리아:도전이 미래다]<1-1>한국미래 짊어질 청년이여 도전하라

편집자주 우리 경제를 도약시킬 '도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은 실업의 공포에 떨며 안정된 직장을 붙잡는데 사활을 겁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할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공무원 임용과 대기업 취업에만 목을 매는 사회는 미래가 어둡습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2014년 신년 기획으로 <리프레임코리아: 도전이 미래다>를 제안합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청년들이 창업 등으로 도전하는 사례를 살펴보고 이 같은 도전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봅니다.

우리나라 한해 대학 졸업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가 7,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년 동안 창업하는 20대 청년의 숫자는 대학 졸업자의 0.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과감히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교육부의 2013취업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552개 대학(전문대 포함)과 대학원이 배출한 2013년 우리나라 대학졸업자 수는 55만5142명이다.

청년들이 안정적 직장을 선호하는 가운데 공무원 시험 응시 규모는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지원자는 1년 새 4만7000여명이 늘어나 20만4698명에 달했다. 7급 국가직 공무원 지원자 7만1397명을 더하면 28만명 가까운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매년 대학졸업자의 절반(49.7%)에 이르는 숫자가 공무원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재수·삼수' 등 응시자 간에 일부 중복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정상적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 이영달 교수(동국대 청년기업가센터장)는 "청년들이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안정 위주의 진로를 선호하는 것"이라며 "일자리 수 감소와 기성세대의 위험기피 풍조 등 외부요인이 안정적 취업선호 현상을 더 부추긴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직업 선택 요인과 직장 선호도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이 나타난다. 통계청의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에서 안정성(26.1%)이 적성·흥미(24.6%)를 뛰어넘었다. 13~29세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역시 국가기관(28.6%), 대기업(21%), 공기업(17.7%) 순이었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 남짓에 불과했다.

이처럼 한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층이 지나치게 안정만을 추구하면 변화와 혁신을 이끌 동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우려가 크다. 공무원 지원자 숫자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청년 창업 규모가 단적인 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2년11월~2013년10월) 30세 미만이 세운 신설법인 수는 3726개다. 대학졸업자의 0.6%, 공무원 응시자의 1/74 정도 수준이다.


그나마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은 더욱 드물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창업 업종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체로 기술 기반 창업보다는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카페 등 요식업, 인터넷 쇼핑몰, 교육 서비스 업종이 많다"고 말했다.

지식·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형 청년창업은 기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혁신을 위해 대기업들이 청년기업인과 소통해 새로운 생각, 새로운 인재를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창업은 이합과 집산 등 역동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이런 모험을 할 수 있는 세대가 청년"이라며 "기성세대가 청년의 부담을 분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직업선택요인은 전 연령대 평균직업선택요인은 전 연령대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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