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반토막난 대한항공...ELS 손실 350억 추정

더벨 송종호 기자 | 2013.04.22 11:27

2010년 이후 총 발행액 3069억원

더벨|이 기사는 04월17일(15:17)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어닝쇼크로 인해 ELS(주가연계증권)도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대한항공의 영업손실이 기존 전망치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역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년 1월 이후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종목은 모두 281건으로, 이들 ELS 발행액은 3069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1개 종목(발행액 2945억 원)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ELS였다. 현재 대한항공 기초자산 ELS의 잔고 추정액은 350억 원 규모. 이는 사모를 제외한 금액으로 대한항공 주가 하락에 따른 ELS투자자의 손실은 350억 원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ELS를 가장 많이 발행한 곳은 삼성증권(962억 원)이었고, 다음은 동양증권(738억 원), 한국투자증권(324억 원) 등의 순이었다. 그 뒤를 신한금융투자(207억 원), 대우증권(188억 원), 미래에셋증권(188억 원), 우리투자증권(103억 원)등이 100억 원 이상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지난 2010년 7월 8만57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 3만305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여객부문에서 일본노선 경쟁 심화와 화물부문의 경기둔화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할 당시 최초 기준가가 6만 원 이상이었다면 이미 녹인을 찍은 상태다.

◇최고가 발행 당시 ELS는 조기상환 완료

물론 2010년에 최고가를 형성할 당시 출시된 ELS라고 해서 모두 녹인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시 대한항공의 주가흐름은 2010년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2011년 1월까지 5만~7만 원대를 유지하며 대부분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시켰다.

당시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2010년 상반기까지 40억 원 내외로 발행되다가 2010년 하반기 들어 2010년 10월 122억 원, 11월 245억 원으로 발행량이 늘어났다. 2011년 4월 346억 원으로 최정점을 기록한 뒤 다시 30억 내외로 발행액이 줄어들었다. 이후 지난해 4월 313억 원의 발행액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발행액의 변화는 주가 변동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2010년 1월 5만 원 대를 기록하다가 그 해 6월 8만 원대에 올라선다. 주가의 상승 방향성을 전망한 증권사들은 2010년 하반기 이후 대한항공을 ELS 기초자산으로 담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9월까지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공사모 ELS발행액은 171억 원. 10월부터 12월 3개월 사이엔 492억 원이 발행됐다. 발행건수만도 19건에서 36건으로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0월 출시된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한 'ELS 3615호'는 한화케미칼과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한 3년 만기 상품이었다. 발행 당시 대한항공의 기준가격은 7만1100원, 한화케미칼 기준가격은 2만9950원. 최초기준 가격의 55%미만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약정된 수익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해당 ELS는 이듬해 2011년 4월 연 25.4%의 수익률로 모두 조기상환됐다.



◇ 2011년 하반기부터 흔들린 대한항공..단기 회복도 요원

2011년 10월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3만원대에 진입한다. 7만 원 이상에서 ELS기초자산으로 담기 시작한 종목들이 녹인 구간에 들어가기 시작한 시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불과 반년 만에 대한항공의 주가가 반토막이 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ELS에 대한항공이 기초자산으로 들어가는 게 뜸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녹인 구간에 접근했더라도 만기일까지 주가가 반등한 경우 손실은 만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2년 2월 대한항공 주가는 다시 6만 원 대에 올라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처럼 녹인으로 인한 손실을 피해가는 듯 했지만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16일 3만305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최초 기준가격의 55% 이하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ELS의 특성상, 기초자산이 대한항공인 ELS는 결국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주가 수준인 '녹인 배리어(Knock in Barrier)'를 이미 찍은 상태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실적개선이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만기일까지 대한항공 만기상환 베리어(세이프존 구간)를 70이라고 가정할 경우 주가는 4만2000원까지 올라가야 한다. 현재 주가 대비 40%의 상승률이다.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4만2000원으로 제시한 류제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상승여력은 27%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류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 회복 강도는 약할 것"이라며 "4월 들어서 그 동안 선방하던 중국 노선의 탑승율이 AI의 확산과 더불어 71%까지 악화되고, 화물기 수송도 중동 지역 화물기 공급 증가로 인해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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