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용산, 30억들고 싹쓸이? 큰손들만...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송학주 기자 | 2013.03.18 06:05

'용산개발 디폴트' 악재를 기회로..큰손 30억 싸들고 부동산 '쇼핑'

↑용산국제업무지구예정부지 모습. ⓒ뉴스1 허경 기자
 "모 기업 대표가 30억원 어치 부동산 매물을 사모으고 있어요. 요즘은 좋은 급매물이 계속 나오잖아요. 사놓았다가 시세 좋아지면 하나씩 팔아서 차익을 남기려는 거죠. 돈 버는 사람들의 생각은 따라갈 수가 없어요."(용산 한강로2가 인근 A공인)

 신용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한강대로 변에 늘어선 중개업소 대부분은 손님이 없어 오후 6시쯤 일찍 문을 닫고 철수하지만 일부는 밤 10시가 돼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밤 늦게까지 영업 중인 중개업소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디폴트된 이후 지역내 고급 아파트 분양, 빌딩 매매를 중개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과거 재개발로 재미를 봤던 돈 있는 사람들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악재에 돈 보따리를 들고 부동산 '덤핑 쇼핑'에 나서고 있어서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그 고객은 이미 서울역 부근 고급아파트를 20%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았고, 지금은 빌딩 한 채를 은행으로부터 60%이상 대출을 끼고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 개발사업이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는 데다 용산악재가 가격 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오히려 매매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은행 지점들은 매입가의 60%이상을 대출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이촌동 문닫힌 부동산. ⓒ송학주기자
 하지만 용산구 지역의 대부분 부동산 시장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위기설이 불거진 2010년 이후 거래가 올스톱돼 집값만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이촌동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이촌한강맨션과 대우아파트 등 이 지역 아파트값이 최근 며칠새 3000만원씩 뚝뚝 떨어졌다"며 "용산개발이 파산됐다는 소식이 나온 뒤 집을 팔겠다는 전화만 있고 사겠다는 사람들은 없어 큰일"이라고 하소연했다.

 한강로 3가 등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한강로3가 N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여파로 재개발 붐이 일면서 입주권을 받기 위한 '지분쪼개기'가 유행처럼 번졌다"며 "2009년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지분은 3.3㎡당 2억까지 갔었지만 최근엔 5000만원에도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한강로2가 342번지에 들어설 '용산전면3구역 래미안' 주상복합 조합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이 조합은 이주와 철거가 완료된 상태로 착공시기는 올 상반기가 목표였다. 하지만 이번 '용산개발 디폴트' 악재로 일반분양과 착공시기를 정하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착공이 미뤄질수록 금융비용도 커지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용산개발 정상화'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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