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서울시내 전세거래는 11만여건에 달했다. 통상 전세계약이 2년 주기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서울 전세 재계약도 10만건을 웃돌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곳곳을 돌며 1억원 이하에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는지 직접 알아봤다. 우선 서울 중심지인 중구를 기점으로 주변 종로·용산·성동·서대문·마포구 등은 1억원 내외 아파트 전셋집이 없었다. 반면 집값이 비싸 당연히 없을 것으로 여겨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구할 수 있었다. 다만 모두 재건축단지였다.
강남구 개포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단지들은 이주가 확정되면 송파구 가락시영처럼 전세 세입자들은 떠나야 하지만 개포동의 경우 몇 년 동안은 괜찮다"며 "강남에 살면서 이 정도 전세에 살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나와 있는 전세물건 중 가장 싼 개포주공 아파트는 28㎡(이하 전용면적)가 5500만원, 36㎡가 8000만원 등이다.
개포주공 한 세입자는 "아파트가 오래돼 낡았지만 지금 갖고 있는 자금으론 경기 일대에서도 전셋집 구하기가 어렵다"며 "언젠가 재건축이 될 것이란 걸 알고 왔지만 아직 초·중학생인 아이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푸념했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시영' 역시 재건축단지로 25㎡ 전셋값이 8500만원이었다.
교통이 좋고 부도심 역할을 하는 동작·영등포·광진구 등에서도 1억원 이하로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대부분 최소 1억2000만원을 넘는다. 저렴한 소형아파트가 많지 않아서다.
1억원 이하 아파트 전셋집은 서울 외곽인 노원구가 가장 많았고 도봉·강서·구로·금천구 등에서나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오래된 소형 주공아파트였다. 그나마 전철역도 멀리 떨어져 있어 출퇴근하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구로구 구로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이 지역도 신규 이사보다 전셋값을 올리거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역과 가까운 지역은 1억원대에 구하기 어렵고 그나마 도로 옆이나 구석진 곳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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