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2억할인' 분양대박, 남은 집은…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11.23 07:11

[인터뷰]600가구중 이틀만에 180가구 계약.. 이종수 사장 "시장 전폭지원, 개혁속도↑"

↑이종수 SH공사 사장. ⓒ머니투데이 포토DB
 "어렵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은평뉴타운 1만6000가구에 거주하는 4만여명의 시민을 생각하면 이번만큼은 미분양 문제를 꼭 풀어야 합니다."

 지난 21일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선착순 공급이 한창 진행되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 1층 접수창구에서 만난 이종수 SH공사 사장(63·사진)은 예상보다 뜨거운 열기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준공된 지 3년 넘도록 600가구 이상이 미계약 상태로 방치돼온 은평뉴타운 아파트들이 SH공사의 파격적인 가격인하 조치 시행 직후 이틀 만에 180여가구가 팔려나가서다.

 이 사장은 선착순 분양접수 사무실을 매일 찾아 현장에서 직접 판촉에 나섰다.

 이 사장은 "박원순 시장까지 은평뉴타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뛰는데 (본인이)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순 없지 않냐"며 의욕을 보였다.

 민간 대표 건설기업인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출신이기도 한 이 사장에게도 전체 1만6000여가구 중 4%에 불과한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 해결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였다.

 이 사장은 "취임 당시에도 파격적으로 최대 1억원 할인, 2년 후 분양전환 전세 도입 등의 대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며 "사실 당시 팔릴 만한 가격을 제시했어야 하지만 공기업 입장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이 사장은 이달 초 최대 2억2500만원을 할인해주는 일시납 분양과 최대 4년간 살아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분양전환 전세, 잔금 50%를 5년간 유예해주거나 최대 10년간 할부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잔금유예 및 분할 분양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하는 입주민들의 불만도 설득해야 했고 과도한 할인분양에 따른 '시장교란'이란 비판도 누그러뜨려야 한 것이다.

 이 사장은 "박 시장의 결단과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일단 미분양부터 해소해야 은평뉴타운이 거래되고 상권도 활성화돼 입주민들의 재산권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란 절박함을 박 시장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이 사장 취임 후 변화를 맞았다. 박 시장의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공약을 최일선에서 실행해야 하는 동시에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변화와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사장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간 공사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건설기업 CEO의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했다.

 우선 작지만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마곡·문정도시개발지구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대규모 필지를 작게 쪼개는 등의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이끌어냈다.

 이 사장은 "SH공사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선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마곡·문정지구 외에도 (SH공사가) 진행중인 보금자리주택이나 택지개발도 사업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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