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상승률 1위라던 울산도 '땡처리'?

머니투데이 울산=송학주 기자 | 2012.11.02 05:31

[부동산 활황이라는 부산·영남 가보니<5·끝>]최근 상승폭 꺾여…부도업체만 12곳

 #2007년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최모씨(32)는 최근 울산 동구 전하동 84.76㎡(이하 전용면적) '삼전아이필' 아파트 로열층을 2억6500만원에 구입해 신혼살림을 차렸다. 최씨는 부모님 도움없이 혼자 힘으로 아파트를 구입, 주위를 놀라게 했다. 5년간 받은 봉급(연봉 5000만원)을 모두 아파트 마련에 쓴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살면서 전기세, 인터넷사용료 등으로 매월 2만원만 납부하면 됐다. 한달 식대도 2만원. 야근도 많아 돈 쓸 시간이 없다보니 해마다 5000만원 이상 모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울산의 중공업·자동차·석유화학 관련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아파트 한 채는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아이파크2차' 건설현장. ⓒ송학주 기자
 울산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도권뿐 아니라 인근 부산까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상승세를 이어왔다. 울산혁신도시 개발과 함께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협력업체 등의 꾸준한 근로자 수요 증가가 울산아파트값 강세의 이유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울산 전하동 인근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울산의 혁신도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빠르게 진척되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울산의 1인당 평균소득이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유효수요를 갖고 있는 점도 아파트값 상승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 울산 평균 1㎡ 아파트값 추이 그래프.ⓒ부동산114 제공
 실제로 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의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값은 0.87% 하락했다. 이에 반해 울산의 아파트값은 1.59% 상승, 세종시 특수를 노리는 충남(1.56%)을 제치고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들어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울산 옥동 인근 N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옥동은 울산에서도 서울 강남과 견줄 정도로 학군이 좋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주거선호도가 높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엔 가격상승폭이 현저히 줄거나 거의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문수로아이파크2차'의 경우 아직 미분양 물량이 있고 분양권 프리미엄도 붙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귀띔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1차아이파크' 아파트 전경. ⓒ송학주 기자
 특히 주상복합아파트나 대형 평수의 아파트값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상복합의 경우 '땡처리'에도 나선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한 주상복합아파트 대형 평수의 경우 미계약분 공급가격을 최초 분양가(3.3㎡당 1130만원)보다 38%나 낮춘 3.3㎡당 70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그만큼 대형 평수 구매자는 많지 않다. 올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의 특수성만 믿고 아파트를 지었다가 부도가 난 업체만도 12곳이나 된다.

 울산 신정동 인근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울산에만 신축이나 분양·허가중인 아파트가 3만가구 넘는다는 점에서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울산은 투자보다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는 만큼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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