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불꽃축제가 진행돼 유람선 승선권을 반환하기 어렵다"며 "KTX 승차권 역시 패키지로 묶인 상품이어서 규정상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일 취소시 70% 반환'이란 문구가 분명히 적혀 있음에도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직원은 "패키지상품의 경우 준비된 좌석이 많지 않아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고 변명했지만 1주일 전 예매한 기자의 2개 좌석이 바로 이어진 걸 보면 코레일 측의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당황스러운 일은 이어졌다. 출발한 지 1시간 남짓 지났을 때 코레일 직원이 할머니와 어린아이를 데려와 옆자리에 앉혔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발길을 돌린 동행자의 좌석이었다. 환불이 안된다더니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자리를 빼앗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린아이는 엄마를 찾아 울기 시작했고 불편한 마음에 결국 자리를 양보한 채 1시간반을 밖에서 서서 가야 했다.
이날 부산에는 1905년 기상관측 이후 10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79년 만에 최대치인 13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상식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코레일의 비상식적인 태도로 수많은 고객은 한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람선 승선시간이 다가온 오후 5시쯤에서야 불꽃축제를 다음날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환불문의는 서울역에서 가능하다고 했지만 막상 서울역에선 담당자가 주말에 쉬니 평일에 문의하라고 했다. 분통 터질 일이었다.
코레일은 이처럼 낙제점 수준의 운영을 하면서도 '경쟁체제 도입'에는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다. "맞수가 있어야 철도운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들도 질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코레일이 일말의 명분이라도 얻으려면 국민을 우선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태도부터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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