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복근과 엉덩이에 관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 2012.07.27 09:07

[영화는 멘토다]3. 매직 마이크..남자의 진정한 매력은 꿈을 향한 의지와 노력

#.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1989년 27살 나이에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이후, '에린 브로코비치', '트래픽', '오션스' 시리즈 등으로 흥행 감독의 반열에도 올랐다.

그런 그가 남성 스트리퍼에 관한 영화 '매직 마이크'를 새로 내놓았다.

댄스 영화 '스텝 업'의 주인공 채닝 테이텀과 미국의 대표적인 '섹시 스타' 매튜 맥커너히 등 멋진 근육과 엉덩이를 가진 배우를 모아 만든 스트립쇼라는 볼거리를 이야기로 잘 버무려 냈다.

전 세계적인 암울한 불경기 속에 자극적이고 이색적인 소재가 각광받고 있는 최근 트렌드와도 잘 부합한다.

예전과 달리 여성들도 자신의 성적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세상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처럼 스트리퍼들의 잘 빠진 몸은 여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별다른 죄의식없이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남성 스트리퍼의 섹시한 엉덩이가 미국보다는 보수적 성향이 좀 더 강한 한국의 여성들에게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 여성들도 물론 에로틱한 분위기는 매우 좋아하지만,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스트리퍼의 몸짓 자체를 좋아할지는 의문이다. 뮤지컬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도 멋진 남자에 대한 판타지를 꽃미남 배우가 춤과 노래의 형태로 채워주기 때문이다. 뮤지컬보다는 상대적으로 싼 영화 티켓 가격이 여성들의 눈을 남성의 엉덩이에 돌리도록 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 채닝 테이텀이 연기한 주인공 마이크는 멋진 몸매를 바탕으로 화려한 스트립 퍼포먼스를 펼친다. 클럽에서 가장 인기가 좋고 벌이도 좋다. 이름도 모른 채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길 수 있는 여자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꿈인 수제 가구사업을 하기 위한 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에서 번번히 거절당한다. 자주 함께 밤을 보내는 줄리아에게도 마이크는 그저 몸 좋은 '섹스 파트너'에 불과하다. 호감을 느끼는 브룩에게 "내 직업과 나 자신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쉽사리 마이크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문화인류학 혹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은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잘 보호하고 부양해 줄 '강한 남성'을 원한다. 현대사회에서 강하다는 의미는 당연히 굳은 의지와 지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남성의 육체적 매력은 짝을 찾는 데 있어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캣 우먼에게 홀린 시의원의 경우처럼 섹시한 여성에게 정신을 못 차리는 대부분의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자신의 성적 욕망과 현실을 훨씬 더 현명하게 구분할 줄 안다. 그래서 스트립 클럽에서 여성들은 섹시한 남성 스트리퍼에게 술 취한 채 환호하지만, 그건 진정한 환호가 아닌 것이다.

이 영화는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표면적인 소재로 다루지만, 이와 달리 매우 보수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진정한 남자의 매력은 초콜릿 복근이나 탱탱한 엉덩이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한 의지와 노력이라고 이야기한다.

#. 사족. 남자 친구가 이 영화를 함께 보겠다고 선뜻 나서면 남자 친구에 대해 새롭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배우들의 육체적 매력에 기죽지 않을 만큼 내면 혹은 자신감이 매우 강한 남자이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둘 중의 하나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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