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에리카노' 한 잔과 그의 얼굴이 찍힌 '비비케익' 한 개를 주문한 후 지하 벙커로 내려가니 집무실과 객실을 오가며 분주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손님들과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고 인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다방 사장님' 포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손님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는 모습 정도였다.
총선 후 심경 등 그에게 듣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멘붕(멘탈 붕괴)'에서 완전 회복되지 못한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그렇지만 "벙커원에 관한 것이면 얼마든지 이야기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처음에는 제가 스튜디오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계속 외부에서 녹음하고, 또 행사하고 이런 것도 민폐인 것 같고 해서요. 그러다가 김(어준) 총수가 "우리 홍보도 할 수 있고 행사 공간도 마련되고 또 무엇보다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모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집단 지성의 장'으로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의견을 내서 여러가지로 검토 후 벙커원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벙커원은 어떤 곳인가요?
▶보시다시피 카페지만 '그냥 물장사'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화와 토론, 지성과 성찰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인문학 서적이나 우리 시대 꼭 필요한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벙커원 지배인으로서의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저는 항상 이 곳에 머물면서 방문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업무도 보고 그럴 것 같습니다. 이 곳 시설을 활용해 디제잉을 하며 음악도 들려드리고 또 앞으로 벙커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짜고 운영하는 거죠.
-투자금 마련이나 수익 배분 등은 어떻게 했고, 어떻게 할 계획인지요?
▶개업비용은 딴지일보 쪽에서 마련했다고 보면 될 것 같구요. 저는 뭐 돈을 낸 것도 없으니 기본적으로 받아가는 돈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 제 사무실이나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 받는 부분도 크죠. 메뉴나 전반적인 경영에 있어서는 위에(카운터) 계시는 여성분들을 영입했습니다. 전문경영인들이시고 진짜 지배인님들이시죠. 저는 '명예직 매니저'정도죠.
-방송도 이 곳에서 진행할 예정이 있나요?
▶'나는 꼽사리다'의 경우 이곳에서 공개방송 형식으로 녹음을 진행할 계획이 있습니다. 경제에 관해, 또 다른 이슈들에 관해서 관심 있는 청취자들과 함께 질의응답하고 토론하며 방송을 진행하는 겁니다.
▶이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밀 사항도 있고 하니 나꼼수는 폐점 후 '어두컴컴'하게 녹음할 예정입니다.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도 이 곳에 상주하는 건가요?
▶이들은 상주하는 건 아니고 본인들이 원할 때 종종 들르게 될 겁니다. 하지만 꽤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5월 6일 벙커원 정식 오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우선 나꼼수 멤버들이 다 참석을 할 것이고. 여기 디제이 부스 같은 것도 꾸며서 원하시는 음악도 틀어드리고 할 것 같습니다. 오픈식 진행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구요. 구상중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우선 '벙커원'과 '나꼼수' 활동을 열심히 할 예정입니다. 특히 벙커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이 있는 만큼 독서 프로그램, 강연 프로그램 등도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이구요. 나꼼수 행사 등도 이 곳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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