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끝낸 부부, 수백만원 화환 아까워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2.04.05 07:40

같은 비용으로 투명한 기부…'정희씨' 기부 사후단계 조명

지난달 31일 서울시내 H호텔 결혼식장. 하객을 맞는 신랑과 양가 부모 뒤편에 수많은 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수백만원어치의 이들 화환은 결혼식이 시작된 30여분 만에 모습을 감췄다. 한 신부 측 인사는 "리본도 다 확인하지 못했는데…"라고 멋쩍어했다.

이달 초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특실 안 벽에 200여개 리본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특실에는 근조화환을 최대 10개만 둘 수 있는 탓에 200여개는 리본만 남긴 채 돌아갔다. 리본도 조의문구 없이 보낸 이의 이름과 직함이 적힌 한줄뿐이다. 이들 화환비용은 수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5일 '해피빈' 콩스토어에서 론칭한 '정희씨'(정을 나누는 희망의 씨앗)는 경조문화의 거품을 쌀이나 기부전용 아이템(해피빈)으로 바꿔 '착한' 기부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의 공익상품이다.

'정희씨'의 기부는 윈윈구조다. ㈜좋은개발에서 김 부장의 승진 축하난(10만원 상당)을 '정희씨'에 의뢰했다고 하자. 김 부장에게는 난과 함께 농협 쌀 10㎏이나 해피빈 콩 200개를 기부할 수 있는 증서가 전달된다. 김 부장이 1개월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정희씨'는 좋은개발에 기부권리를 넘긴다. 좋은개발이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은 모두 '정희씨'가 철저히 관리 감독하며 해피빈과 기부미디어 '기프토'(www.gifto.co.kr) 사이트를 통해 당사자들이 확인할 수 있다. '기프토'는 온라인 기부통장의 형태로 기부활동을 기록하면서 수혜단체의 감사메시지도 담아갈 계획이다.



특히 '정희씨'는 해피빈 포털 '나눔함'을 통해 기부받을 단체를 투명하게 선정한다. 특정 단체로 기부가 쏠리는 문제점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희씨'는 아울러 기부가 1회성에 그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수혜자의 반응 등 '기부의 사후단계'도 조명할 계획이다.

기부가 이뤄지면 해피빈에 등록된 5400여개 공익단체는 '감사편지'와 나눔후기를 통해 기부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된다. '정희씨'의 정식 오픈 전인 4일 오후 95개 공익단체가 쌀 등 곡식 후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8개 기관은 곡식 기부를 받은 뒤 블로그(해피로그)에 감사의 사진과 글을 올려놓았다.

경조사나 팬사인회, 각종 제작발표회 등에 쓰이는 화환이나 난 등이 추가 부담을 유발하지 않은 채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키우는 씨앗이 될 수 있다. '정희씨'는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모두 기부나 공익활동 확대에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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