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과일은 살 안찌니까 먹어라?"

머니투데이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 2012.04.04 09:40
체중관리로 고민하는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환자분 스스로 홧김에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선생님, 그냥 매일 과일만 먹고 살까요? 그럼 빠지겠죠?’

참 대답하기 곤란합니다. 정답을 몰라서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말씀드리면 실망하실까봐 대답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포도 다이어트’, ‘바나나 다이어트’ 같은 과일을 이용한 원푸드 다이어트가 귓전에 맴돌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시지요. 또 어릴 때 부모님들이 식사 후 과일을 내 오면서 과일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과일은 살 안찌니까 좀 먹어라’고 하시던 훈계가 남아서 그러기도 합니다.

문제는 과일도 많이 먹으면 살찝니다. 위에서 언급한 과일들을 간단히 짚어 보면, 포도 한 송이는 180kcal, 거봉 한 송이는 230kcal 정도 나갑니다. 바나나 한 개는 100kcal 정도 되고요. 결국 많이 먹는다면 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칼로리는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은 빵을 먹던, 밥을 먹던, 국수를 먹던, 과일을 먹던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하루 1500kcal 정도를 섭취한다고 할 때, 거봉은 6송이 정도 먹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했을 때, 식이섬유와 탄수화물은 어느 정도 섭취가 되지만, 가장 중요한 단백질 섭취량이 너무 떨어지게 됩니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주고, 우리 몸의 근육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단백질의 기본 요소인 아미노산 중에서 몇 개는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고는 우리 몸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이들이 부족해지면 여러 가지 다이어트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환자분들은 한숨을 푹 쉬면서, ‘그럼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될까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저도 한숨을 푹 쉬면서 이렇게 답변 드려야 됩니다.


‘그렇다면 스님들은 다 날씬해야 되겠네요, 뚱뚱한 스님은 몰래 고기 먹을까요?’

채식주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채소라도 아주 많이 먹는다면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단지 채소 자체가 칼로리가 아주 낮은 편이고, 혈당지수 (Glycemic index)가 낮아서 혈당변화를 덜 일으키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다는 뜻이지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만 존재하니까요.

결국 환자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죠. ‘그럼 도대체 뭘 먹으란 말이에요!’

결론적으로 너무 단순화해서 식이요법을 짜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한 가지 음식만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결국은 체중이 다시 원상 복귀돼 버립니다.

일반적으로 국류나 찌개류의 염분이 많은 음식은 되도록 건더기만 먹고, 밥은 반 공기 정도, 두부와 생선, 계란 흰자 같은 단백질을 어느 정도 섭취하면서 자신이 먹은 열량을 계산해 나가는 것이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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