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차단' 숯·선인장 보다 효과 있는건…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2.03.03 07:00

[줌마의 스마트도전기]"안전거리 중요···국내스마트폰 전자파↓ 기준 엄격"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지난 주말. 시댁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전자레인지에서는 음식이 따끈하게 데워지고, 신랑은 청소기를 윙윙 돌리고, 6살 딸아이는 내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다가 아빠의 태블릿PC로 갈아타기를 여러 번. 그러다 TV를 틀어달란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어머님의 근심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휴대폰이 애들한테 안좋다는데…. 전자레인지 앞에는 애 가지 못하게 해라."

평소 무심한 엄마를 자처하긴 하지만, 어머님 말씀에 귀가 솔깃했다. 휴대폰, PC, TV, 전자레인지, 청소기…일상생활 속에서 전자파가 나오는 기기들이 널렸건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던 터였다. 전자파, 들어만 봤지 개념도 모호했다. 각종 스마트 신기기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전자파가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는데도 말이다.

산골 오지로 가지 않는 한 피할 수 없는 전자파. 피할 수 없다면 잘 알고 잘 쓰는 게 방법이다.

◇전자파는 해로울까?

'전자파'란 '전기자기파(電氣磁氣波, Electromagnetic Wave)'의 줄임말이다. '전기장'과 '자기장' 두 성분으로 구성된 파동으로, 서로 반복하며 대기중에서 빛의 속도로 퍼져나간다.

일상생활 곳곳이 전자파다. 통신(휴대폰, 무선랜), 방송(라디오, TV, DMB), 가전제품(전자레인지, 인덕션히터), 교통(RFID, 내비게이션), 의료(MRI, X-레이, 적외선치료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그렇다면 전자파는 우리 몸에 해로울까?

강한 세기의 전자파는 몸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미약한 전자파도 당장 인체에 영향이 없지만 오랜시간 노출된다면 해로울 수 있다.

전자파가 인체에 주는 영향은 열작용과 비열작용, 자극작용 등 크게 3가지.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강한 세기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 체온을 높여 세포·조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열작용'은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하지만 국립전파연구소에 따르면 아직 이 영향을 뒷받침할만한 연구결과는 없다.

'자극작용'은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유도된 전류가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숯, 선인장 전자파 '지킴이'? 효과 No!

어린이나 청소년은 신체적 미성숙으로 어른보다 전자파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어린이 휴대폰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병원에서도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휴식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휴대폰 전자파가 수술장비와 같이 생명에 직결되는 의료기기를 오작동 시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몸에 좋다면 혐오음식도 아랑곳 않고 먹는 직장인 A씨. 전자파를 차단하겠다며 집과 사무실 책상 위에 숯과 선인장을 잔뜩 갖다 뒀다. 하지만 국립전파연구원 시험 결과, 숯·선인장·황토·차단제품 등이 전자파를 줄이거나 차단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전자파 안전거리를 지키는 것이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휴대폰 전자파의 세기는 얼마?

인체영향과 관련한 전자파의 세기는 전자파 흡수율(SAR)로 나타낸다. 휴대폰처럼 몸에 밀착해 쓰는 통신기기의 전자파가 몸에 얼마나 흡수되는지 나타내는 양이다. 단위는 W/kg으로 인체조직 질량당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의 양이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전자파 세기를 국제기준 보다 더 엄격한 1.6W/kg으로 제한하고 있다.

휴대폰의 최대 출력은 250mW인데, 도심에서 실제 통화시 휴대폰 출력은 약 10~40mW 정도. 이때 전자파흡수율은 0.4W/kg 이하로, 휴대폰 제조사가 공개하는 최대 SAR의 1/4~1/10이다.

◇전자파 최소화하려면?

지난해 5월, 휴대폰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WHO의 발표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휴대폰에만 적용된 전자파 제한 규제가 인체에 근접사용하는 무선기기(노트북, 태블릿PC)로 확대적용됐다.

또 지난해 전파연구원이 시판되는 생활가전제품 36개 품목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전자파인체보호기준치 보다 낮은 값이 나왔다.

제도적 안전장치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평소 생활지침이다. 무엇보다 어린이 및 임산부 등은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휴대폰을 쓰지 않을 때는 되도록 멀리, 통화는 최대한 짧게 하자. 통화 보다는 문자를, 휴대폰용 이어폰·스피커폰· 핸즈프리 키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심장박동기를 쓰는 사람은 휴대폰을 윗옷 안주머니에 넣지 않도록 한다.

가전제품은 어떻게 해야 할까. 30c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 특히 전자레인지는 우측면에서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약간 높은 전자파가 발생한다. 전자레인지 작동 중에 가까운 거리에서 내부를 쳐다보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다. 모든 가전제품들은 가급적 짧게 사용하고 쓰고 나면 전원을 뽑아두는 습관도 중요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4. 4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
  5. 5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