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막걸리 붐 확산시킨 원조

머니투데이 남창룡·황해원 월간 외식경영 | 2011.10.30 19:33

'한국 식채 이동 닛코리 막걸리' 김효섭 회장

한국의 불고기를 재일동포들이 야키니쿠로 승화시켰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일본 거주 한국인들에 의해 크고 작은 사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유학을 왔다 한국의 막걸리를 전국에 직접 발로 뛰며 유통시킨 한국인이 있다.

◇ 16년 전 이동막걸리 일본 전역에 직접 유통시켜
'한국 식채 이동 닛코리 막걸리'(www.e-don.co.jp) 김효섭 대표이사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닛코리’는‘미소짓다’라는 뜻으로 김 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 반영해 상표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막걸리 붐을 일으킨데 이어 이 붐을 한국에까지 확산시킨‘현해탄 막걸리’의 원조인 김 회장에게 국내외에서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일본 내 고객의 욕구에 따라 한식을 전국에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

1986년 서울 성균관대를 졸업한 김 회장은 일본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일본상사를 다니다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하는데, 당시 일본에서 교포 중 일부가 밀주 등을 만들어 마셨으나 사업화 하지는 못한 것에 착안했다.

김 회장은 처음에 팩으로 만든 인천의 탁주에 관심을 보이고 접촉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1995년 포천 이동막걸리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6개월 후에 구체적인 사업이 성사되기에 이른다.

'이동제팬'이라는 상호명으로 전국을 돌며 한국음식점 등에 월 200병 정도를 직접 유통시켰다. 술 유통에 조직 폭력배가 끼지 않는 일본 시장의 특성을 십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 한일월드컵과 한류 붐으로 이동막걸리 수요 급증
이렇게 작게 시작한 일이 매년 20%씩 증가하다 2002 한·일 월드컵을계기로 급증했다. 드라마 한류 붐의 영향도 컸다. 4년 전부터는 TV도쿄, 요미우리, 후지 등 일본의 공중파 방송을 통해 자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전국에 이동막걸리가 널리 알려진 만큼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던 김 회장은 2008년 7월엔 도쿄 우에노에 이동막걸리 전문 한식당을 개업하고 요리는 한국 정통식으로 구성했다.

인기 메뉴는 한류 영향으로 즐겨먹던 비빔밥과 냉면에 이어 해삼 지지미, 치즈 불닭, 나물 모둠, 떡볶이, 새우전복냉채, 겉절이, 불고기, 잡채, 순두부, 조래기 샐러드, 삼계탕 등이 있다.

한국처럼 병렬식 반찬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메뉴를 별도로 주문해야 맛을 볼 수 있어 점포 입장에서는 경제적이다. 해삼 지지미의 경우 두툼한 맛이 독특해 고객이 즐겨 찾는다.

김 회장은 음식의 균일한 맛을 위해 관리에도 무척이나 신경 쓰고 있다. 백화점을 찾는 집객이 보장되어 안정적이지만 가게마다 맛이 다를 경우 고객이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각 점포를 방문해 지도한다.

◇ 모든 식자재 한국 산으로 백화점에 본격 확산
30여개 유통회사로 구성된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초대 회장을 역임해 식자재는 모두 한국에서 들여온다. 일본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2호점은 와세다 인근에 냈다. 지난 5월에는 이케부크로 세이브백화점에 3호점을 오픈했다.

4호점은 치바의 소고백화점 10층에 자리잡아 고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올해 안에 오사카 등 2군데 백화점에도 오픈할 계획이다. 지방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것이다. 내년에는 10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모두 직영점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모이는 백화점에 입점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주고객층은 95%가 현지인들로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70%가 여성 고객이고, 20~30대 여성이 많다. 영업시간은 점심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까지. 저녁은 10시 30분까지다. 대부분 점심과 저녁시간 양 시간대 각각 회전율이 6회 정도.

◇ 기호식품인 이동막걸리 쇼핑몰 등에도 입점 계획

일본 고객들은 이동막걸리를 독한 술이 아니고 유산균이 살아있는 건강주로 생각한다. 소주나 와인보다 칼로리가 적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자리매김 한 것.

고객들은 쌀로 빚었지만 숙성 과정에서 에너지가 바뀌어 몸에 좋은 성분으로 바뀌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항암과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명이 1병 꼴로 한 사람이 3~4잔 정도 적당히 마신다.

의식, 문화 차이에 대한 애로사항은 한류로 극복한다. 1박 2일 동안 한국 방문을 생활화 한 일본인들의 영향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한·일 양국의 음식 개방 바람은 바람직한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 개월 전에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이동막걸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 현지인들은 주로 음식을 먹을 때 건강을 생각하며 먹기 때문에 질적인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만 살아남는다고 김 회장은 강조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미 이동막걸리가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백화점 입점 이외에도 쇼핑몰뿐 아니라 슈퍼마켓, 소매점, 일반음식점 등에 적극 유통할 예정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일본의 냉장 택배 유통 시스템이 오래 전부터 전국 구석구석에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 이동막걸리 소비량 한국보다 더 높아
종업원들이 착용한 복장도 검은 바지에 상의도 황토색의 개량 한복으로 직원뿐 아니라 손님에게 편안함을 주고 있다. 매장의 각종 그릇들은 한국에서 만들어 들여온 도자기를 사용한다.

이동막걸리 사업을 시작한 후 4~5년 정도는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그 때마다 묵묵히 기다려 준 아내가 무엇보다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이동막걸리의 소비는 4년 전부터 한국보다 일본이 더 높을 정도다. 하루 평균 수백명이 찾고 있으니 이동막걸리 한국 본사에서는 흐뭇함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김 회장의 이같은 노력으로 작년부터 한국의 한 주류 대기업에서 일본으로의 막걸리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산토리도 한국의 막걸리를 일본에 들여오고 있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내심 걱정이 될 만도 한데 이들 경쟁사의 막걸리 맛이 달아 이동막걸리가 경쟁면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일본이라는 큰 시장으로 봐서는 오히려 잘 된 것이라고 김회장은 시원스레 답한다. 전체적으로는 한국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분이 흡족하다는 것이다.

우에노에 이동막걸리 전문 한식당을 개업할 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벽제외식산업개발의 김영환 회장은“앞으로도 메뉴의 표준화, 잘 어우러지는 콘셉트, 간판 메뉴가 될 수 있는 킬러 메뉴 개발 등을 도입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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