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효과?…"강남 재건축 거래 80% 줄었다"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1.10.30 17:17

"재건축 사업시기 조절" 공약에 관망세… 거래 80% 감소

#서울 강동에 사는 이모씨는 최근 재건축 추진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아파트를 사려던 계획을 접었다. 급매물이 나왔다며 줄기차게 전화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도 "당분간 살 생각이 없다"며 발을 뺐다.

이 씨가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한 이유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 때문. "전세난 해소를 위해 재건축 사업 시기를 조절하겠다"는 박 시장의 공약을 감안할 때 섣불리 매입했다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이 씨는 일단 박 시장이 세부적 주택정책을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 27일 시청 서소문 청사로 첫 출근하며 인사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스1 송원영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박원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 재검토'를 내세운 박 시장의 공약 탓에 재건축사업이 지연될 것이란 의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매수를 고려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고 거래도 종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개포지구 재건축 거래를 담당하는 개포동 A중개업소 사장은 "10·26 재보궐선거 전 주만해도 한 주 평균 10건∼15건 정도 거래됐지만 선거 주에는 단 2건에 그쳤다"며 "투자 희망자 가운데 매수 보류로 돌아서 급매물조차 외면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도 다소 사그라들면서 주식도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박 시장의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11월 초까지 개포지구 일대 재건축단지의 거래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재건축단지들이 밀집한 강동구 고덕동이나 둔촌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강동구 둔촌동 C중개업소 사장은 "2주전까지만해도 고덕주공 2단지에 대한 매수 희망자가 많았지만 박 시장 당선 직후 (매수세가) 사그라들었다"며 "이번 선거 이틀 후인 지난 28일에도 종전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투자자들이 주저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인근 고덕동 D중개업소 사장은 "박 시장의 재임기간이 2년8개월에 불과해 주택시장 전반을 뒤흔드는 정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서울시의 관련 정책이 시장엔 주요 변수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재건축 아파트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 여대환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아직까진 관망세로 돌아선 정도지만 앞으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특히 강동구 고덕주공은 근처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맞물려 하락폭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호연 부동산114 시장분석팀장은 "재건축은 정책 변수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여서 박 시장의 당선이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며 "특히 송파와 강남은 소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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