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용카드는 준화폐… 공사 설립해야"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1.10.21 14:47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 여권 일각에서 신용카드 발급과 가맹점 계약을 담당하는 공사를 설립하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 대표까지 나서서 포퓰리즘성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에서 "신용카드는 전체 거래의 약 70%를 결제하는 수단 인 만큼 화폐에 준하는 준화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신용카드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국가가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공사를 세워서라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가 신용카드 공사를 설립하자는 안을 낸 것은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기 위해서다. 민간 카드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보니 수수료가 높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이익을 실현하지 않는 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용카드 공사 설립은 지난 19일 당 중진의원인 박종근 의원이 먼저 주장한 아이디어다. 박 의원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만 카드사를 운영하니 이윤에 초점이 맞춰진다"며 "정부에서 공기업 성격을 지닌 카드사를 만들어 이익을 남기지 않는 금융서비스업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도 계속됐다. 홍 대표는 21일 고위 당정협의에서 "영세사업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수수료가) 차등 부과되는 것을 적극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가맹점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지적에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추가적인 인하대책을 추진했지만, 향후 더 보완할 것이 있는지 챙겨보겠다"며 원론적인 수준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를 넘어서 신용카드 관련 공사를 설립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제통 의원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아이디어"라며 "시장경제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도 "한나라당이 야당의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면서 당 대표가 나서서 무리한 정책을 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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