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시위대가 꼽은 5적(賊)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1.10.11 16:32
↑ 반(反)월가 시위대가 5적으로 꼽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억만장자 데이비드 코흐, '헤지펀드 대부' 존 폴슨,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 부동산 재벌 하워드 밀스테인(상단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융권의 부패와 기업의 탐욕에 항의하는 '월가 점령(Occupy Wall St.)' 시위대가 월가에서 벗어나 눈길을 상위 1%가 살고 있는 부촌으로 돌리고 있다. 이들이 지목하는 오적(五賊)이 그곳에 모여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반(反)월가 시위대는 11일(현지시간) 시위주무대인 월가 인근 주코티 공원을 벗어나 맨해튼내 부호들이 몰려있는 센트럴파크 인근 어퍼이스트에서 '백만장자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 곳에는 시위대가 5적으로 꼽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억만장자 데이비드 코흐, '헤지펀드 큰 손' 존 폴슨, 부동산 재벌 하워드 밀스테인,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의 저택이 있다. 시위대는 이들에 대해 "99%의 희생으로 부를 축적했다"고 비난했다.

다이먼 회장은 월가 경영진들이 공적자금으로 돈잔치를 했다고 한 시위대의 주장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다. 그는 공적 자금이 투입됐던 JP모간의 회장으로 지난해 기본급과 스톡옵션으로 포함해 2080만달러를 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1500% 이상 늘어난 액수다.

형 찰스와 함께 세계 부호 4위에 올라 있는 코흐는 코흐 인더스트리스의 부회장으로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의 자금줄이다. 그는 최근 부자세 도입을 놓고 워런 버핏과 대립각을 세우는 반대파의 수장이다.

폴슨은 2008년 부동산 시장 붕괴에 배팅해 15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지난해에는 금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 지난해 헤지펀드 매니저 중 '연봉왕'에 오른 인물이다.

밀스테인은 뉴욕 프라이빗 뱅크&트러스트 코퍼레이션의 회장이며 밀포드 플라자 호텔 등 다수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머독은 보수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전세계 미디어 시장의 상업화와 선정주의를 부추긴 언론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룹에 속해 있는 '뉴스 오브 더 월드'는 휴대폰 도청 파문으로 지난 7월 폐간되기도 했다. 또 그의 정치적 색채는, 반월가 시위대가 불만을 표출해온 우익 보수적 경향의 폭스(Fox) 방송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그룹 산하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사설을 통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워런 버핏의 주장은 멋지지 않으며 버핏은 대신에 "소득신고서를 공개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지도 모를 대중들에게 그의 비밀스러운 절세 방법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비아냥됐다.

현재까지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를 본거지로 해서 다운타운에 머물러 있던 시위대는 이날 처음으로 다소 먼 곳으로 나선다. 시위대는 지하철로 이동해 센트럴역 인근 59번가에서 하차한 뒤 정오에 맨해튼 어퍼이스트 사이드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한다.

시위 참가자 더그 포랜드는 '백만장자 행진'에 대해 "올해 말로 뉴욕주 부유층 세금제가 종료되면 부호들이 얼마나 세금을 적게 낼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 세금제가 종료되면 뉴욕주에 거주하는 99%의 주민들은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고 부유층은 수입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행진에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교통법규는 준수할 계획이다. 또 이날 행진에는 유나이티드 NY, 스트롱 이코노미 포 올 코얼리션, 워킹 패밀리 파티, 뉴욕 커뮤니티 포 체인지 등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도 합세하며 총 400~8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시위대가 법규를 준수한다면 무기한으로 주코티 공원에 머물 수 있지만 위배시 가차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백만장자인 블룸버그 시장도 '공적' 명단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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