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장사 이자비용 107% 급증, ‘긴축이 미워’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1.08.26 14:35

4대 은행은 하루에 3200억원 순이익, ‘긴축이 좋아’

중국의 상장회사들이 지난 상반기 중에 지급한 이자비용은 394억5400만위안(6조7070억원)으로 전년동기(190억300만위안)보다 무려 107.35%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민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상반기 중에만 기준금리를 2번, 지준율을 6번이나 인상하면서 자금시장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반면 공상 건설 중국 농업 등 4대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3393억4000만위안(약57조6810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정보업체인 Wind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상장회사 1453개사 중 이자비용을 명시적으로 발표한 1235개사가 상반기 중에 지급한 이자비용은 394억5400만위안으로 전년동기(190억300만위안)보다 107.35% 증가했다.

이자지급액이 많은 상위 10개사의 이자비용은 109억7400만위안으로 전체 상장사 이자비용의 27.81%나 차지했다. 이들 10개사의 순이익은 43억2700만위안에 그쳐 이자비용의 39.42%에 불과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힘들게 번 돈으로 이자를 갚는데 쓴 셈이다.

회사별로는 화넝궈지(華能國際)의 이자비용이 전년동기보다 57.9% 증가한 34억2700만위안(58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만 1458억5600만위안에 이르러 상당한 경영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뎬궈지(華電國際)의 이자비용은 22억8700만위안으로 2위였다. 이 회사의 상반기 중 순이익은 1억1900만위안에 그쳐 이자비용이 순이익보다 19.23배나 많았다. 궈토우뎬리(國投電力)의 이자비용은 10억9900만위안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업종별로는 전력 철강 부동산의 이자비용이 많아져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과 성장속도 둔화 등의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회사의 이자비용 증가는 수익성은 물론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장회사의 총투하자본비용(ROIC)는 지난해 상반기 1.94%에서 올 상반기에는 3.83%로 2배나 상승했다. 그만큼 수익성을 떨어진 것이다. 둥베이(東北)증권은 “상장회사의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현금흐름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은행들은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다. 공상 건설 중국 농업은행 등 4대 은행은 상반기 중 하루에 18억8500만위안(3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은행별 상반기 순이익은 공상(工商, 공샹)은행이 28.96% 증가한 1095억7500만위안(18조6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가장 많았다. 건설(建設, 지앤셔)은행이 31.33% 늘어난 929억5300만위안(15조8000억원)으로 2위, 중국(中國, 중궈)은행은 28.9% 증가한 701억3300만위안(11조9200억원)으로 3위였다. 농업(農業, 농예)은행은 666억7900만위안(11조3300억원)으로 금액은 가장 적었지만 증가율은 45.43%로 1위였다.

인민은행의 긴축정책으로 시중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대출 마진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은행의 기준금리는 1년만기 예금이 3.5%, 대출이 6.56%로 법정예대마진은 3.06%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는 여러 종류의 ‘꺾기’를 통해 10% 이상에도 대출받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예대마진이 7%안팎으로 확대돼 은행은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연36~60%가 넘는 사채(私債)에 의존하며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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