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401k 같은 장기펀드 도입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1.08.15 15:26

[차이나 워치]증시안정 근로자 노후자금 마련 등 위해

‘중국판 401K 도입이 임박했다.’

‘401K가 도입되면 사회보장기금에서 3000억위안(51조원) 규모의 자금으로 주식매수에 나서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를 탈 것이다.’

8월 들어 중국 언론매체들의 ‘중국판 401K 도입’ 기사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뒤 중국 주가가 급락하면서 사회보장기금과 보험회사에서 각각 100억위안씩 주식매수에 나서 주가 떠받치기에 나선 후부터 401K 도입 기사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12차5개년 경제개발계획 기간(2011~2015년) 중에 401K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국가채무 위기를 계기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샹푸린(尙福林) 증권감독위원회 주석(위원장)이 2004년에 미국의 401K같은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힌 뒤 7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도입여건이 충분히 성숙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미국이 1978년 401K를 도입해 안정적 주식매수 기반을 다진 뒤 1982년부터 1999년까지 대세상승 장세를 연출한 것처럼 중국도 401K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해외의 돌출악재를 극복하고 기업의 가치대로 주가가 형성되는 진정한 자본시장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입김을 많이 받는 사회보장기금이 지난 9일, 상하이종합지수가 개장 직후 2437까지 폭락하자 100억위안(1조7000억원)을 투입해 주가 방어에 나섬으로써 장중에 100포인트 가까이 급반등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이처럼 401K를 도입하면 증시안전판 역할을 하는 튼튼한 매수세력이 있어 중국 증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사회보장기금은 2009년에 849억위안(14조4330억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중 60% 정도를 주식투자에서 벌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가방어를 위해 주식을 매수한 것이 큰 이익으로 연결된 것이다.

사회보장기금 자산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1년에 200억위안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 7765억위안으로 늘었고 올해 안으로 1조위안(1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차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15년에는 1조5000억위안(255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보장기금이 올해 30% 정도만 주식을 산다고 하면 3000억위안의 실탄이 공급됨으로써 주가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401K를 도입하면 근로자들이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게 되고, 장기자금이 주식매수에 투입되면 주가가 상승해 증시도 활성화되고 근로자들의 노후생활 자금도 불어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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