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 고생할 후배들, 배라도 든든히 채워주겠다는 마음씨 좋은 선배는 이런저런 휴가계획을 늘어놓았다.
"우선 물 좋다는 OO워터파크가고...또 아들 녀석이랑 '트랜스포머' 3D로 볼거야. 이 참에 3D TV를 살까 싶기도 하고…"
순간 갸우뚱. "애가 다섯살인데…트랜스포머 내용이 좀 폭력적이지 않아요?", "극장에 들어갈 순 있나?"라는 질문부터 "이 나이 되도록 3차원 입첸지 뭔지 본적 없는데 요즘 애들은 차원이 달라"라는 부러움 섞인 푸념까지 쏟아져 나왔다.
그 중 가장 눈치 빠른 후배가 스마트폰에 손가락 몇번 끄적이더니 '트랜스포머'가 '12세 관람가'라는 '고급 정보'를 알려줬지만, 선배는 애가 좋아할텐데 어떻게든 보여주겠다며 의외의 부성애로 주의를 놀라게했다.
영화 뿐 아니라 안방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3D 전용 방송 채널도 등장했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3D전문채널에 이어 3D영화를 건 별로 구매해 볼 수 있는 24시간 3D영화 전문 PPV(pay-per-view)채널도 선보였다. 물론 집에 3D TV가 있어야 하고 3D 안경을 써야 볼 수 있다.
'3D'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플랫폼에 담을 3D 전용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 산업 확대의 걸림돌이지만,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있는 한 콘텐츠와 기술의 발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3D 영상물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다섯살짜리를 3D스크린 앞에 앉히겠다는 용감한 부모가 있을 정도로 주지하지 못하고 있다.
친한 지인은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딸과 극장에서 3D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애가 구토를 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고 했다. 영화시작 30분이 지났을 무렵 애가 두통을 호소했지만 원래 그런거라며 '쿨하게' 응했다고 했다. 비싼 영화인데 중간에 나가는 것도 살짝 아까운 감이 있었단다.
애를 고생시키는 무식한 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3D 영상물을 볼 때 기본 수칙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 TV시청과 마찬가지로 지도가 필요하다.
우선 3D TV를 볼 때는 TV 화면 세로길이의 3~6배 사이 거리에서 시청하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기울이지 않는 게 좋다. TV 중앙을 중심으로 좌우 20°이내 에서 시청하고, 1시간 시청에 5~15분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 방의 조명, 음향, 환기, 시청 높이, TV의 밝기, 초점 등을 시청에 편안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어른도 어린시절 차량이나 놀이기구를 탈 때 멀미증상을 많이 느꼈었다면 3D 영상물을 볼때 시각적 불편감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거나 피로감과 같은 이상증상이 발생하면 시청을 중단해야 한다.
휴가 시즌이다.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데서 3D의 생동감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겠지만, 공기 좋은 자연을 찾아나선다면 3차원, 4차원 그 이상의 정서적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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