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10%를 오르내리던 CBD의 오피스 공실률은 올 2분기에 관공서, 대기업, 금융권 등이 대거 입주하면서 1분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9.8%를 기록, 한자릿수로 내려갔다. 문제는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신규 오피스 공급이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3분기 들어 다시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CBD에서는 △시그니쳐타워(9만9994㎡) △YG빌딩(4만2549㎡) △을지로 미래에셋타워(6만5000㎡, A동) △파인애비뉴(6만5000㎡, B동) 등을 비롯해 하반기에만 총 24만5955㎡가 새로 공급된다. 이 빌딩들은 현재 임차인 모시기 경쟁에 한창이다.
내년에도 54만㎡의 오피스가 새로 지어져 입주사를 찾아야 한다. CBD는 오피스 공급 포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CBD에서는 비즈니스호텔로 용도전환하는 오피스가 점차 늘고 있다.
프라임급(연면적 1만㎡ 이상) 오피스들이 낮은 임대료와 무상임차(렌트프리) 등을 무기로 임대기업을 흡수하면서 기존 중형 오피스들의 공실이 늘어나자 결국 수요가 부족한 호텔로 용도를 전환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내 호텔 객실이 2만4000여실이지만 수요는 5만실 이상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호텔로의 변신을 시도 중인 오피스로는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인근에 있는 '와이즈빌딩'과 명동역 주변 '삼년빌딩' 및 '대연각빌딩' 등이 꼽힌다.
JR자산관리가 소유한 와이즈빌딩은 20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모 호텔운영 전문법인이 15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에 있는 세종호텔 옆 '청방빌딩'은 이미 관광호텔사업 승인을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다. 14층짜리 '삼년빌딩'도 관광호텔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충무로의 옛 '대연각호텔' 자리에 있는 '대연각빌딩'도 관광호텔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영에셋 관계자는 "CBD의 경우 오피스 공실 증가와 호텔 부족이 맞물려 전체 또는 일부를 호텔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2~3년 동안 오피스 공급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중형오피스를 중심으로 이 같은 사례가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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