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캐피탈 사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전개할 뜻을 내비쳤다.
현대카드가 단독후원한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의 기획전시 '톡 투 미(Talk to me) 언론 프리뷰행사차 뉴욕을 방문한 정 사장은 뉴욕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서 현대차 시장점유율과 브랜드가치가 비약적으로 오르면서 신용카드 등으로 비즈니스가 확장될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아직 준비단계는 아니지만 가능성을 내다보고 중장기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요즘 미국인들이 현대차를 싸다고 사는 것 아니라 좋아서 산다"는데 기대를 나타냈다. 소득수준이 제법 되는 사람들이 현대차를 사고 있다는 의미다. 정사장은 "현대차를 사는 미국고객 95% 이상이 신용등급이 우수한 우량고객"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미국인들이 돈을 빌려 현대차를 살 경우 현대차 할부금융에 의존하는 비율이 50%나 되는 점도 발판이 되고 있다.
진출 형태와 관련 " 현대카드를 직접 들여올지 현지 미국은행과 손잡고 합작형식으로 진출할 지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한국에서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두고 성장해와 미국시장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데다 미국 주별로 금융 규제도 워낙 차이가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카드사업과 관련 "규모면에서 1위를 할 욕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위 신한카드 이기려면 너무 버겁고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질적으로 우수한 우아한 2위로 남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아울러 튀는 광고마케팅 때문에 현대카드가 한국서 2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 손사레를 내저었다. "그런말 듣기 싫어 2년전 대외강의를 끊었다"며 "모마행사 등 마케팅 행사가 눈에 띄게 보도되니까 그런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인데 금융사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위험관리능력, 상품구성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현대카드가 가능했던 것이지 마케팅만으로 그같은 성과를 냈다는 얘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현대카드 업계2위이면서도 연체율이 0.7~1.0%로 업계 평균 2.2~2.5%보다 훨씬 낮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위험관리가 튼튼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MoMA의 기획전시 '톡 투 미'는 MoMA의 스타 큐레이터 중 한명인 파올라 안토넬리가 1년반동안 공들여 준비한 야심작이다. '사람과 사물간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컴퓨터, 휴대폰, 비디오 게임 등 소통성이 강한 현대정보기기를 활용한 창의적인 디자인 작품들이 24일부터 11월7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손님을 맞는다.
미국에서 사업도 광고도 하지않는 외국회사가 MoMA의 기획전시를 단독후원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사장은 "마케팅목적보다 한국미술이 선진국으로 진출할 발판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후원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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