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알부자들 다이아몬드 사랑에 빠지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1.07.08 12:05

중동갑부들, 정정불안에 안전자산 다이아몬드 선호…상반기 金보다 4배 상승

↑국제다이아몬드&주얼리거래소(IDEX) 가공다이아몬드 가격지수 2009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추이.
“무겁고 부피 나가는 금은 저리 가라, 우린 빛나는 다이아몬드다”

진짜 알부자들이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 사랑에 빠졌다. 특히 유가 상승에 지갑이 더욱 두둑해진 중동의 갑부들의 구애가 뜨겁다.

조지 고드버 매털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손에 든 수백만 달러를 옮겨둘 곳은 다이아몬드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물자산인데다 크기는 작지만 워낙 비싸 부를 축적해 놓기엔 더없이 좋은 상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중동갑부들은 정정불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현금화해 안전자산이나 현물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공 다이아몬드 가격은 26% 상승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던 금이 이 기간 약 6% 상승했는데 4배 이상 높은 상승폭이다. 지난주에만 2.2% 상승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또 MSCI월드인덱스가 4% 상승한 주식시장보다도 수익이 좋았다.

다이아몬드시장 정보제공 업체인 폴리시드프라이스닷컴의 다이아몬드가격지수는 7일 현재 170.06으로 연초대비 28.6% 상승했다. 또 가공 다이아몬드 최고급 품질의 경우 1캐럿 가격이 7일 현재 2만7910달러(2970만원)에 이른다. 올해 초 1만6000달러에서 거래되기 시작해 6개월 사이 1만 달러 이상 크게 올랐다.

중동갑부들은 '아랍의 봄'이 오기 전부터 다이아몬드를 사랑해 왔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매년 발행하는 '월드웰스리포트' 2011년호에 따르면 지난해 미가공 다이아몬드 가격은 27%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높은 가격 수준을 나타냈다. 또 가공 다이아몬드 가격은 17% 올랐다.

이 기간 전세계에서 팔린 다이아몬드의 29%를 사들인 중동갑부들이 가격 급등을 유발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11%와 10%를 사들이는데 그쳤다. 중동에서 부자들이 10.4%나 늘어난 것이 그대로 반영됐다. 미국과 유럽의 부자 증가율은 8%와 6.3%에 그쳤다. 월드웰스리포트는 "중동의 부자들이 증가한 것이 다이아몬드 가격 상승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부자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을 말한다.


지난해와 올해 중동에서 부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유가 상승 덕분이다. 테이머 라사드 메릴린치웰스매니지먼트 중동 지부장은 "중동 지역의 성장은 유가 상승에 의해 가속화됐다"며 "중동 경제만의 특징인 높은 저축률은 막대한 가처분 현금의 투자 실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레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축률은 무려 54%에 달하고 사우디아리바아도 40%에 이른다. 선진국들의 경우 이 비율은 한자릿수에 그친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50%, 30% 수준이다.

반면 중동 지역의 불안은 정초 튀니지에서 촉발된 자스민 혁명으로 고조됐다. 최근들어 혁명의 도미노는 주춤한 양상이지만 빈부해소 등 사회개혁, 민주화 요구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반해 수요가 계속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은 물론 중국과 인도, 홍콩 등 신흥국의 탄탄한 투자 수요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드비어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요는 각각 25%, 31% 증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다이아몬드는 가격이 너무 올라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생산업체들의 생산은 매우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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