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온천·해수 '3욕(浴)' 시름 씻고 가네

머니투데이 울진(경북)=이용빈 기자 | 2011.07.06 14:26

[경북 울진]산과 바다 함께 즐겨 '일석이조'…소광리 금강송엔 520년된 노송

편집자주 | '무성할 울'(蔚)에 '보배 진'(珍). 경북 북동쪽 끝에 자리한 '울진'은 이름 그대로 진귀한 보배가 많은 곳이다. 근사한 이름에 걸맞게 울진에는 관광의 보고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맑고 푸른 동해바다와 산 그리고 신선한 공기와 물을 밑천으로 생산된 갖가지 보배가 이 여름 여행객을 유혹한다. 온천욕과 삼림욕, 해수욕. '3욕'(浴)이 가능한 천혜의 사계절 휴양지 울진은 모처럼 맞은 여름휴가철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은밀한 산천의 속살 '금강송'의 보고
잘 닦여진 숲길을 굽이굽이 돈다. 푹신하게 깔린 솔가리를 밟고 능선을 따라가다보면 불그스름한 금강송이 쭉쭉 뻗어 도열해 있다.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이다. 36번 국도를 따라 봉화 방면으로 산줄기를 향해 달려가면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곳이다. 곱게 뻗어 늘씬한 자태를 뽐내는 소광리 금강송은 옛 조선 왕실에서 궁궐을 짓고 관을 짜는데 쓰였다. 지금도 조선시대 왕실 전용 소나무군락지임을 알려주는 '황장봉계표석'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속이 누렇다고 해서 '누르황'자를 쓰는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송의 다른 이름이다. 조선시대엔 이 황장목이 있는 이곳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의 출입을 통제했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서는 50년, 100년을 산 소나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200년 이상을 산 소나무만 8만 그루가 넘는다. 520년 된 노송도 2그루가 있다.

진한 솔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깊이 들이마신 청량한 숲 기운이 머리까지 맑게 한다. 금강송은 타닌, 페놀 등 방향성 물질을 발산해 숲길을 걸으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도 좋다.

본래 시절에 따라 산천이 변한다지만, 울진 송림은 변하지 않고 깊고 은밀한 산천의 속살을 간직하고 있다. 거북 등딱지처럼 쩍쩍 갈라지고 붉은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나무는 소박한 수묵화를 연상시키며 우직하게, 또 천천히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오늘은 당신이 가르쳐준 태백산맥 속의 송광리 숲에서 이 엽서를 띄웁니다.…(중략) 생각하면 소나무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송광리 솔숲은 마치 회초리를 들고 기다리는 엄한 스승 같았습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저서 <나무야 나무야> 중에서-

2006년 7월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에코투어'란 이름으로 일반에 개방했던 금강송 탐방은 지난 6월 1일부터 사전예약제를 통해 숲 해설자의 안내를 받아야 탐방할 수 있다.

산길을 걷다 보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이럴 때 덕구온천이 제격이다.
중탄산나트륨이 많이 용해돼 있는 덕구온천은 모터로 끌어올리지 않고 자연 용출되는 국내 유일의 약알칼리성 온천이다.

덕구온천 전경

해발 999m 응봉산에서 흘러나오는 42.2℃의 온천수는 근육의 피로를 시원하게 풀어준다. 노천에 마련된 300년 된 편백나무(히노키) 욕조에서 산과 계곡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주변에는 선녀탕과 옥류대 등의 비경을 간직한 덕구계곡이 있다.

◇10만 원에 즐기는 '모둠' 해양레포츠
울진의 장점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산과 계곡의 아름다움과 동해안 해안마을의 정취가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망양정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바다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해안선과 바다 풍광이 일품인 망양정과 관동팔경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월송정이 좋다.

오징어를 비롯해 울진대게·문어·새우·쥐치포 등이 많이 잡혀 들어오는 죽변항에는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가 있다. 동해의 쪽빛바다와 바윗돌·대나무숲길과 주인공의 집·교회·선착장이 조화를 이룬 이곳은 여전히 인기가 높은 여행지다.

2004년 방영된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장

후포해수욕장에서는 거친 오프로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윈드서핑·수상스키·바나나보트는 물론 요트체험이 가능하다. 경북 요트협회에 문의하면 1일 체험으로 모든 해양레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거친 파도를 가르며 바다를 질주하는 윈드서핑·요트 등은 해양레포츠의 역동성을 만끽할 수 있다. 작열하는 태양,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에 짜릿한 쾌감이 더해진다.

초보자도 하루 1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여러 가지 해양레포츠를 경험할 수 있다. 바다에서 역동적인 자유를 누렸다면 이번엔 시원한 계곡이 기다린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불영사 계곡은 대지의 숨결이 숨어 있는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태곳적부터 이어온 자연의 신비함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불영사 계곡에서 울진 방면으로 20분 정도 달리면 국내 최초로 물고기 생태 탐구학습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민물고기전시장에 다다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장이다.

다시 울진 방향으로 36번 도로를 타고 가면 성류굴을 볼 수 있다. '지하금강'이라고도 불리는 석회암동굴로 총 연장 870m 코스에 5곳의 못과 12개의 광장으로 형성돼 있다.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

숨 가쁜 여정에서 지친 몸을 쉬고 싶을 때 구수곡자연휴양림과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구수곡자연휴양림에는 200년 이상 된 금강송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삼림욕하며 산책을 하기에 좋다.

구수곡자연휴양림 캠핑장

휴양림을 가로질러 흐르는 계곡에는 맑고 차가운 물이 풍부해 여름철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 할 장소로 손색이 없다. 통고산자연휴양림은 캠핑장 시설과 부대시설 등이 잘 마련돼 있다.

문의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tour.uljin.go.kr) 054-789-6902


△여행 수첩

■ 교통
서울 출발 기준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7번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울진까지 4시간이 채 소요되지 않는다. 중앙고속도로에서 36번국도를 이용해 영주, 봉화를 지나도 마찬가지다.
 

■ 당일여행코스
죽변항&덕구온천▷봉평신라비→죽변항→'폭풍 속으로' 세트장→덕구온천
울진읍&후포항▷망양정→친환경엑스포공원→민물고기생태체험관→성류굴→해안관광도로→월송정→후포해수욕장 해양레포츠 체험(요트·윈드서핑·바나나보트)
소광리▷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불영계곡→불영사
■ 2박3일 여행코스
첫째날▷봉평신라비→죽변항→'폭풍 속으로' 세트장→덕구온천
둘째날▷망양정→친환경엑스포공원→민물고기생태체험관→성류굴→후포해수욕장 해양레포츠 체험(요트·윈드서핑·바나나보트)
셋째날▷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불영계곡→불영사


■ 축제 및 행사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매년 9~10월쯤 (054)782-1501
울진 워터피아페스티벌▷2011년 7월30일~8월7일 (054)789-6902
성류문화제▷2011년 10월 중 (054)789-6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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