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피터황 "美 더블딥없다, 지금 주식살때"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2011.06.17 03:31
"지금이 주식을 살 기회다. 주가는 싸고 채권값은 너무 비싸다. 당장은 그리스문제 등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하반기엔 미국경제가 턴어라운드 하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다. 7월 어닝시즌이 모멘텀이 될 것이다."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에서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피터 황(한국명 황웅성, 사진) 선임부사장은 주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가 16일(현지시간) 주최한 '하반기 미국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최우선 선호주는 은행주를 추천했다. 그간 여러악재속에 은행주가 장부가치에도 못미칠 정도로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터 황 부사장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실업률과 소비부진,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인상 논란, 중국 긴축 등 증시발목을 잡을 많은 악재들이 있다"면서도 "미국 주가가 고점대비 7% 이상 하락, 웬만큼 조정을 겪었고 기업이익 모멘텀이 살아있는 만큼 7월 어닝시즌을 고비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GDP 대비 기업이익 비율은 12.5%로 사상최고수준이다.

황 부사장은 "최근 경기둔화와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뱅크오브어메리카를 포함, 월가 은행은 올연말 S&P500 예상치를 1400 정도로 보는 당초의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하반기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중 JP모건이 연말 S&P500 전망치를 1475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는 각각 1450, 뱅크오브어메리카와 씨티그룹은 14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1238로 낮게 보고 있다.

미국 제조업에 큰영향을 준 일본발 부품공급 차질 요인은 하반기에 소멸될 것으로 봤다. 황 부사장은 일본 부품 공급이 예전에 비해 90% 수준으로 복구됐다고 소개했다.

그리스와 관련 각국 이해관계가 엇갈려 지원안이 난항을 보이고 있지만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채무재조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그리스가 발행한 국채 2700억유로는 대부분 유럽금융사와 ECB가 보유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650억유로로 가장 많아 그리스 디폴트 때 입는 피해가 가장 크다. 독일과 달리 프랑스와 ECB가 그리스 채무재조정을 2~3년 유예하자는 것도 이같은 사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더욱이 그리스 채권은 그간 유로존 등급으로 발행돼 은행에 충당금이 쌓여 있지 않은 상태여서 채무재조정이 은행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경제의 더블 딥 우려와 관련,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황 부사장은 "대공황기나 1980~81년 등 역사적으로 나타났던 더블딥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데서 비롯됐다"며 "지금은 제로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미국 연방정부 채무한도 인상이 불발되는 등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더블딥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까지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3단계 양적완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가 더이상 돈의 양으로 부진한 경제문제를 풀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공감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부사장은 "1단계, 2단계 양적완화의 결과 고용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주가와 상품값만 올라 월가만 살찌웠다는 비판들이 적지않다"며 "실업률이 9%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보다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도록 할 일자리 보다 직접적인 유인책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작년 8월말 6000억달러 규모 2단계 양적완화 방침이 전해진후 올 6월까지 정규직 일자리는 70만개 늘었지만 비정규직은 60만개 가량 감소, 단기적인 고용효과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우지수는 23%, 금값은 20% 올랐다. 달러화가치는 유로화에 비해 11% 내렸다.

내년 재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모종의 고용부양책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보장세 기업부담분을 일시적으로 삭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재정적자 및 연방정부 부채 감축이라는 대전제에 걸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경제의 왕성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거액의 돈이 유입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어느 정도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중국이 통제경제 국가인 만큼 잘 처리될 수 있을 것이란 신뢰를 표시했다. 올 1~5월중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자금은 480억달러가량 유입, 작년동기대비 23% 늘었다.

중국은 그간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은행의 지불준비율을 거듭 인상한 결과, 대형은행은 21.5%, 소형은행은 19.5%에 이르고 있다.

유가는 하반기 미국경제가 회복되면서 오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WTI 기준 120달러는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란데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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